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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순 버튼’을 누르지 않는 사람

보라색으로 집꾸미기


“온통 베스트 상품뿐이네

나는 어디서 뭘 사든

베스트 상품 사는 사람이 제일 싫더라

취향이란 게 없다는 뜻이잖아”

_김의경 <쇼룸>


단편소설집 <쇼룸> 중 ‘이케아 소파 바꾸기’에 나오는 대사다. 사람들이 우리 집 물건들을 보면 “도대체 이런건 어디서 찾아?“라고 말한다. 확실한 건 난 절대 모든 쇼핑몰에 있는 ‘베스트순’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 그냥 보거나 신상품순으로 보거나 색깔별로 본다. 중요한 건 상품의 배열 순서는 내 구매과정에 아무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로지 내 마음에 쏙 들고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현기증이 나야한다.


내가 보라색을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 보라색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나는 분홍색에 가까운 보라색을 좋아하지 않고 파란색에 가까운 푸른 보라색을 좋아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이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뭔 소리야?’하는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난 왠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람의 반응을 보면 재밌다. 그만큼 남들은 이해하지 못해도 나만 이해할 수 있는 나만의 고유한 취향이 있는 것 같아서.


대부분 물건이 보라색을 찾기 어렵지만 그중에 특히 선풍기에 보라색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지금의 이 선풍기를 만나기 전까지는. 자취를 하고 작은 선풍기를 사려고 인터넷 쇼핑을 하던 중 이 보라색 선풍기를 찾은 건 보물찾기와 같이 기뻤다. 그렇게 영롱한 색감과 시원함까지 퍼플포레스트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해주고 있는 친구다. 올 여름도 이곳을 청량하고 신비로운 숲으로 만들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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