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
그만의 숲이 보이는 사람이 좋다. 좋아하면서도 동경하게 된다. 숲이라는 건 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진 곳을 뜻하는데, 그 나무들은 삶을 그냥 살아간다고 자라는 건 아닌 것 같다. 씨앗이 있다고 그냥 싹을 트고 자라서 열매를 맺는 게 아니듯이, 그 씨앗을 심고 보살피고 키워가는 건 우리 각자의 몫이고 선택이다. 난 씨앗을 심고 키우는 일이 생산하는 삶과 같다고 생각한다. 주어져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원해서 주체적으로 시작한 모든 것이 생산과도 같다. 그런 나무들로 가득한 사람의 숲은 기꺼이 내 마음과 시간을 들여 탐험하고 싶게 만들고, 그만의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알게 될 때 그 사람을 더욱 좋아하고 동경하게 되는 것 같다.
점점 사람을 까다롭게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편협해지는 건 아닐까 두렵다가도, 진짜 행운처럼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함께할수록 서로의 삶이 더 풍성해지고 성장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걸 경험한 후로는 그런 사람들로 내 곁을 채우고 싶다는 바람을 포기할 수 없게 된다. 나만의 기준은 있되 그 안에서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