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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 휴식터 Aug 10. 2022

남자가 혼자 카페에 간다는 것

혼자 있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는 MBTI 일것이다.

만나는 목적이 소개팅이나 면접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만나는 사람마다 나이와 이름을 물어보고 난 후엔,  취미나 관심사를 물어보기 전에 MBTI를 물어보는 일이 더 많아졌다.


학창시절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나는 혼자 였던 경험이 많지 않았다.

정말 극 'E' 의 삶을 살았다. 'I'의 삶이 이해되지 않았고, 또 이해할 필요도 없다 생각했다.

나는 오히려 혼자 지내는 'I' 들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한심한 사람으로 본적도 있었다.

난 어딜가든 친구가 있어야 했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늘 나에게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이제 성인이 된 우리들은 각자의 길을 가야 했다.

난 내 친구들과 달리 대학에 가지 않았고, 나와 친했던 친구들 대부분은 다른 지역으로 대학을 가게 되었다.


" 야 나 엠티 왔거든? 조금만 있다 전화할게"

" 나 그날 안돼 동아리회식 있어 "

...


대학이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다고 생각했던 나는 대학을 가지 않았다는 내 선택에 후회하지 않았지만, 그들을 통해 듣는 20살 새내기 캠퍼스의 라이프가 너무 부러웠다. MT, OT, 대학교 축제 등등.. 철없던 나는 고등학생때  금지 되었던것들이 모두 해방된채로 통제 없는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대학교에 가고 싶단 생각도 들었었다. 놀고 싶어 대학에 가고 싶어 했다니 나도 참ㅋㅋㅋ


친구들과 떨어져 지내게 된 나는 어쩔 수없이 내가 평상시 하던 모든 것들을 혼자서 해야만 했다. 밥을 먹는것도, 카페를 가는것도, 게임을 하는 것도 혼자 해야 했다. 그러다 문득 'I'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시선에서 지금의 '나'를 보면 굉장히 초라해보일거 같단 생각이 들었고 이 몹쓸 감정은 점점커져 가만히 있는 '나'를 스스로 비웃고 스스로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때 난, 혼자 있는 법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지금은 그 때 이후로 약 4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지금의 난 혼자 있는 법을 배웠다.

사실 '혼자 있는 법'을 배웠다고 하지만, 난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는 표현이 맞는것 같다.


나는 어떤날은 혼자 있는 날이 더 좋다. 그렇다고 사람을 만나는것을 싫어한다는 얘기도 아니다. 다만, 혼자 있을때에도 에너지 얻는 법 또한 배웠을 뿐이다. 그리고 나서 난 비로소 혼자 있을때 에너지를 얻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언제나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고,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나같이 성격이 좋지 못한 사람들은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긴 커녕,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 보곤 했다.

하지만 내가 언제든지 '이상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 후에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단정 짓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이상한 사람'이었던 나는 오늘도 혼자 카페에 와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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