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마음날씨
아이디어는 때때로
아무 말 대잔치에서 태어난다
기획은 논리다.
문제를 정의하고,
목표를 세우고,
해결책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야 한다.
그래서 늘 조심스러웠다.
아이디어는 회의실에서 꺼내야 할 무언가였고,
그 회의실엔 늘 PPT와 논리와 정답 같은 것들이 앉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안다.
진짜 아이디어는 거기 없었다.
그건, 회의 끝나고 나서 복도에서 나눈
"근데 그거 그냥 이렇게 하면 안 되나?"
하는 수다에서 나왔다.
서로 아무 말이나 던지고,
“아 그거 너무 웃기다” 하고 웃다가,
누가 "근데 진짜 그거 한번 해볼까?"라고 말하면
그 순간 분위기가 바뀐다.
농담이 아이디어가 되고,
비유가 기획의 구조가 되고,
장난처럼 시작한 말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가 된다.
그때 알았다.
아이디어는 설득보다 연결에서 시작된다는 걸.
회의보다 더 많은 걸 알려주는 건
그 사람의 말버릇, 고민, 웃음,
그리고 그 속에 숨어 있던 ‘진짜 생각’이었다.
가장 좋은 기획은
논리적으로 완성된 말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낸 말이었다.
그리고 나는,
수다를 나누며 그 사람의 언어를 배우고,
내 언어도 조금씩 바꿔간다.
기획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함께 만드는 사람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