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있잖아... 구름 위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잔디밭 위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던 란이 내게 말했다.
“구름 위에?”
나는 란을 따라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새하얀 구름들이 바람에 떠밀리듯 흘러가고 있었다.
“응! 나는 한 번 보고 싶어. 구름 위의 숨겨진 성 같은 게 있을 수도 있잖아.”
란의 눈은 반짝였다. 병약한 몸 때문에 늘 학교에 오래 있지 못하면서도, 하늘만큼은 누구보다 환하게 바라보던 아이였다.
나는 대답 대신 그녀의 옆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웃음을 삼켰다.
“너도 참, 그런 걸 믿는구나.”
“넌 안 믿어?”
“음… 믿는다기보단, 네가 보고 싶다고 하면 나도 궁금해지긴 해. 만약에 있을 수도 있으니까.”
란은 환하게 웃었다. 그 웃음은 언제나 내 마음을 무너뜨렸다.
우리는 자주 잔디밭에서 하늘을 바라보곤 했다. 다른 친구들이 운동장에서 뛰놀 때도, 란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들을 바라보다 내 옆에 앉곤 했다. 나는 그런 란을 안쓰럽게 지켜보면서도, 그녀가 꺼내는 상상 속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는 게 좋았다.
“만약 구름 위에 성이 있다면, 나는 거기 살고 싶어.”
“왜?”
“거긴 아프지 않을 것 같아. 괴롭지도 않고, 하늘은 늘 깨끗하잖아. 바람도 상쾌하고. 거기선 숨이 편할 것 같아.”
나는 괜히 화를 내듯 말했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넌 여기 있어야 해. 그리고 구름 위 성 같은 건 없어.”
란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눈빛엔 슬픔이 담겨 있었고, 여전히 하늘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날 이후로 란은 점점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늘어났다. 나는 틈틈이 병실을 찾아갔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을 보며 그녀는 여전히 말했다.
“저기 저 구름, 꼭 계단 같지 않아? 한 걸음씩 밟으면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
“란아, 제발… 꼭 회복할 수 있을 거야.”
나는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삼켰다.
제발 죽지 마...
어느 여름날, 란은 끝내 눈을 감았다. 병실 창문 밖으로 새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창가에 서서 오래도록 구름을 올려다봤다. 란이 마지막까지 말하던 그 ‘성’이 정말로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이 지난 지금도, 나는 종종 홀로 잔디밭에 눕는다. 하늘을 바라보며 속삭인다.
“란아, 파란 하늘을 보았니? 거기선 숨이 편안하니?”
그러면 이상하게도 구름이 모여 어떤 형태를 그린다. 꼭 누군가 웃으며 손을 흔드는 것처럼.
나는 눈을 감는다. 마음속에서 분명히 들린다.
“그게, 있잖아… 나, 이제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