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반복이 마음을 살린다

by 상서StellaYoung

우리는 흔히

큰 변화가 있어야 마음이 회복된다고 생각한다.

결심을 하거나,

환경을 바꾸거나,

어떤 계기를 만나야만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내 경험은 달랐다.

마음을 살린 건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아주 작은 반복이었다.

한 번의 위로는 오래가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에 잠시 눈물이 날 수는 있다.

음악 한 곡에 가슴이 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위로는

대부분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다음 날이 오면

다시 같은 생각이 밀려오고,

다시 같은 밤이 찾아온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마음은

한 번의 위로로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이 바라는 건

위로보다 안전함이었다.

그리고 안전함은

반복에서 만들어진다.

100일을 틀어놓고 잠들었던 시간

나는 한때

같은 음악을 백 일이 넘도록

매일 밤 틀어놓고 잠들었다.

처음엔 의식적으로 선택했다.

“오늘도 이 소리로 잠들자.”

그다음부터는

그 선택조차 필요 없어졌다.

그 소리는

하루의 끝을 알려주는 신호가 되었고,

내 마음은

그 신호를 들으면

자동으로 속도를 낮췄다.

어느 순간부터는

음악이 없으면 잠이 안 오는 게 아니라,

음악이 있으면

마음이 먼저 안심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때 알았다.

반복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마음의 구조를 바꾼다는 것을.

반복은 마음에게 약속을 건넨다

반복되는 소리는

마음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오늘도 무사히 끝났어.”

“지금은 긴장하지 않아도 돼.”

“내일은 내일의 네가 알아서 할 거야.”

마음은

그 약속을 믿고

조금씩 힘을 풀어낸다.

불안이 줄어드는 것도,

잠이 찾아오는 것도,

갑자기 달라지는 일이 아니다.

같은 신호를 계속 받았기 때문이다.

매일 조금씩, 같은 방향으로

회복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

대신

아주 작게, 아주 느리게

같은 방향으로 온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소리를 틀어놓는 것

짧아도 괜찮으니

하루에 한 번은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 만들기

불안한 날일수록

더 익숙한 소리 선택하기

이 작은 반복들이 쌓이면

마음은 점점

“이 시간은 안전하다”는 걸 배운다.

그리고 그 배움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반복은 나를 다시 믿게 했다

우울과 불안의 깊은 곳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불신이 숨어 있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나는 또 무너질 거야.”

“이번에도 못 버틸 거야.”

반복은

이 믿음을 조금씩 바꿔놓는다.

“나는 매일 여기까지는 올 수 있어.”

“오늘도 살아냈어.”

“내 마음은 다시 돌아올 수 있어.”

그렇게

나에 대한 신뢰가

아주 조금씩 회복된다.

이 장을 마치며

이 장을 읽는 당신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지금 당장

모든 걸 바꾸지 않아도 된다.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하나만 반복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같은 시간,

같은 소리,

같은 자리.

그 반복은

당신의 마음에게

가장 조용하고 확실한 구조가 되어줄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제 시선을 바꿔

아이와 부모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려 한다.

우리가 듣는 소리가

어떻게 다음 세대의 마음까지 건너가는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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