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패의 수렁과 7위 확정... 고준용 감독대행의 깊어지는 침묵
"배구에서 연패는 팀의 영혼을 갉아먹는 독소와 같다. 명가의 재건을 꿈꿨으나 남은 것은 최하위라는 차가운 현실뿐이다. 기초석(리시브)이 사라진 자리에는 어떤 화려한 공격도 설 자리가 없다. 삼성화재가 대전에서 마주한 것은 봄의 발자국이 아닌, 무겁게 내려앉은 패배의 그림자였다."
2026년 2월 4주차,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탈출구 없는 추락을 경험했습니다.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리그 최하위(7위)가 확정되었고, 고질적인 뒷심 부족은 9연패라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고준용 감독대행의 침묵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한 주였습니다.
1. '20점의 저주'와 라이벌전 12연패 (vs 현대캐피탈, 0-3 패)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전통의 라이벌전은 더 이상 라이벌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세트 스코어 0-3 (24-26, 24-26, 21-25)으로 완패하며 현대캐피탈전 12연패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남겼습니다.
반복되는 뒷심 부족: 1, 2, 3세트 모두 20점 고지에 먼저 도달하거나 팽팽한 접전을 벌였음에도, 세트 막판 집중력 부재로 역전당하는 '뒷심 부족'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압도당한 높이의 벽: 팀 블로킹 득점에서 4-14로 완패하며 상대의 공격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유효 블로킹 이후의 반격 기회조차 만들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무너졌습니다.
지쳐버린 에이스: 이윤수(17점)와 김우진(12점)이 분전했으나, 주포 아히(12점)가 체력 저하를 드러내며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해주지 못한 점이 뼈아팠습니다.
2. 끝내 좁히지 못한 듀스의 거리 (vs 한국전력, 1-3 패)
홈에서 반전을 노렸으나 결과는 세트 스코어 1-3 (17-25, 23-25, 25-23, 24-26) 패배였습니다.
이 패배로 삼성화재는 9연패의 늪에 깊게 빠졌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와 범실: 1세트부터 리시브가 흔들리고 범실이 쏟아지며 자멸했습니다. 고 대행은 노재욱 세터와 김준우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한 번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4세트 듀스 접전의 아쉬움: 3세트를 따내며 반격의 불씨를 살렸고, 4세트에서도 22-23 1점 차까지 추격하며 듀스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김정호에게 서브 득점을 허용하며 승기를 내주었습니다.
상대 중앙에 압도당한 화력: 한국전력의 베논과 신영석, 무사웰이 지키는 중앙의 힘에 삼성화재의 공격진은 번번이 차단당했습니다. 아히가 2세트부터 힘을 냈지만 팀을 구하기엔 한 끗이 모자랐습니다.
종합 분석: "시스템보다 시급한 '심리적 무너짐'의 복구"
이번 주 삼성화재의 경기력을 종합해 볼 때, 최하위 탈출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불안정한 리시브'와 '연패로 인한 자신감 상실'입니다.
고준용 감독대행이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며 분위기 쇄신을 꾀했지만, 고준용 감독 대행의 말대로 "연습했던 게 경기에서 나오지 않는" 괴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7위 확정이라는 성적표는 선수단의 동기부여를 급격히 하락시켰습니다.
20점 이후 급격히 흔들리는 위기 대처 능력 부족은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선 패배 의식의 발현입니다.
이제는 전술적 완성도를 논하기에 앞서, 패배에 익숙해진 코트 안의 공기를 환기하고 끝까지 버티는 투지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3. 반등을 위한 체크포인트
Key Point 1. 20점 이후 클러치 상황 집중력 강화: 세트 후반의 범실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합니다. 이기는 법을 잊어버린 선수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Key Point 2. 블로킹 라인과 높이의 재건: 현대캐피탈전 4-14, 한국전력전 중앙 열세 등 높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기적인 도움 수비가 필요합니다.
Key Point 3. 주포의 컨디션 회복과 책임 분담: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힌 아히의 의존도를 낮추고, 이윤수, 김우진, 이우진 등 국내 자원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마침표를 찍어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