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가 뭐에요?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것이 중요한 도파민

by 용사마

성인기까지도 계속될 수 있는 ADHD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민수(가명)씨는 자꾸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 아까 그 메일 보내야 했는데… 음, 팀장님이 방금 뭐라고 하셨지? 슬라이드가 넘어갔네? 뭐야, 어느 페이지야?… 아 지금 무슨 내용 설명하는 거지? 아 내가 지금 멍 때렸나?”


몇 분만에 다시 집중을 하려 해도, 자꾸만 딴 생각이 납니다. 누가 이름을 불러야 간신히 정신이 돌아오는 민수씨.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성인 ADHD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성인 ADHD의 주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중을 유지하기 어렵다.

외부 자극에 쉽게 산만해진다.

시간관리, 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대략 성인의 2~4%가 ADHD 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생각보다 드물지 않은 질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ADHD는 본래 어린시절 발병하는 질환으로 치료되지 않고 방치될 경우 위 사례처럼 성인까지도 증상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ADHD의 핵심은 전두엽의 도파민 활성 저하와 이에 따른 '집중력 저하, 산만함, 과다활동,충동조절의 어려움 ' 등의 증상 발현입니다


사실 어린 시절에는 아직 전두엽 발달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전두엽은 보통 25세 정도까지 계속 성숙됩니다) 보통 아이들에게서도 산만함이라든지, 과다활동, 충동조절의 어려움 같은 것들이 쉽게 관찰됩니다. 그러다보니 여느 부모님도 한 번쯤은 '내 아이도 혹시 ADHD?'라는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뇌의 미성숙으로 인한 이런 증상들은 우리의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해 감에 따라 전두엽의 '통제능력'이 강해지게 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ADHD로 진단 받은 아이들도 전두엽이 발달해 감에따라 증상의 상당부분이 자연스럽게 호전이 됩니다. 특히 '과다활동'과 같은 증상은 대부분 성인이 되면 사라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일부 ADHD아동들에서는 성인기까지도 '집중력 저하, 충동조절 문제' 등의 증상이 남아있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성인 ADHD입니다.




ADHD의 증상은 왜 나타나는가?


앞에서 전두엽의 도파민 부족이 ADHD 증상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간단히 말씀드렸습니다만, 그렇다면 도파민을 더 보충하기만 하면 되는가? 하면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뇌내 대부분의 신경전달 물질은 부족할 때 뿐만 아니라 과도할 때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요는 '균형'입니다.


도파민은 잡음(noise)이 들리지 않도록 조정(tune) 해 준다


앞서 자폐스펙트럼질환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의 뇌는 일종의 '정보처리 및 출력장치'라고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순간 들어오는 오감정보 뿐만 아니라 뇌 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내적정보까지도 가공 및 처리해서 출력(사고의 결론 또는 행동)하는 것이 뇌의 주된 업무인 것입니다.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많다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과도한 도파민 신호(또는 도파민 신경의 발화)는 정보의 salience처리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고(조현병에서 도파민 항진이 야기하는 abberant salience를 참고해 주세요), 오히려 잡음(불필요한 입력정보들)이 커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도파민 신호의 출력 세기는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것과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99.6Hz로 송출되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려고 할 때 우리가 맞춰야할 주파수는 그보다 낮아도 안되지만 그보다 커서도 안됩니다. 도파민 신호는 적당할 때 가장 선명한 정보를 보내줍니다. 잡음(쓸데없는 정보)을 줄여주는 일종의 tuner의 역할을 하는 것이바로 도파민 뉴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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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에피네프린 뉴런은 신호(정보)의 강도를 조정해 준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필요한 '정보 그 자체의 강도' 또한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필요한 정보를 '신호'라고 했을 때 그 강도를 조절하는 것은 노르에피네프린 뉴런이 담당합니다. 다시말해 노르에피네프린은 '신호'의 볼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다만 위의 도파민 뉴런에서처럼 필요한 '신호(정보)'의 품질을 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노르에피네프린의 활성강도가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마치 볼륨이 너무 크면 오히려 그 소리에 집중할 수 없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과도하거나 적은 것이 아닌 '적절한' 출력의 노르에피네프린 뉴런의 작동(발화)이 최상의 신호(정보) 품질을 만듭니다.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를 inverted U 그래프라고 하는데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뉴런 모두 가운데의 적절한 값을 가질 때 신호가 최대치가 됨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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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에서 과다활동, 충동적 행동은 왜 발생하는가?



이제 위의 원리를 바탕으로 ADHD의 임상증상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위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ADHD라는 상태에서는 단순히 집중력 저하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과다활동, 충동조절의 어려움'과 같은 증상도 흔히 나타납니다.


그런데 도파민 신호의 부족상태는 집중력 부족 뿐만 아니라 '과다활동'이나 '충동적 행동'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도파민 뉴런이 잡음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뇌 내의 신호에 있어서 잡음(noise)이라는 것이 증가하면 '주의집중'의 문제뿐만 아니라 잡음으로 인한 부적절한 출력(신호 전달)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충동적 행동' 또는 '과다활동'이라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부적절한 도파민 뉴런의 활성은 원래라면 걸러야할, 굳이 반응할 필요가 없는 정보(Noise)에 쉽게 반응해 버리는 상태의 뇌를 만들게 됩니다.


한편으로 '과다활동'이나 '충동적 행동'은 도파민뿐만 아니라 노르에피네프린 뉴런의 영향으로도 야기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과다활동'이나 '충동적 행동'은 잡음이 증가하고 그에 대한 반응이 늘어난 것일 수도 있지만, 원래의 '신호(정보)' 자체가 잘 전달되지 않아, 신호전달이 잘못된 데 따른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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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ADHD 약물치료에는 사실 잘 알려져 있는 메틸페니데이트와 같은 도파민 자극제(콘서타, 메디키넷 등) 뿐만 아니라 노르에피네프린 신경에 작용하는 약물들(스트라테라, 켑베이 등)도 사용되고 있는 것이지요.

참고로 우리가 평상시 각성된 상태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신경계의 활성이 필요합니다. 아세틸콜린, 히스타민,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노르에피네프린 입니다. 덧붙여 도파민 뉴런의 활성도 각성도 증가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보통 ADHD치료제는 도파민 뉴런에 대한 '자극제'이기 때문에 각성 정도를 더욱 강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콘서타와 같은 약을 복용하면 밤에 불면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ADHD치료에 쓰이는 클로니딘(켑베이)이라고 하는 약은 노르에피네프린 뉴런의 스위치를 내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졸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켑베이는 주로 노르에피네프린 뉴런이 과활성된 것으로 의심되는 타입의 ADHD 환자(과다활동 우세형 등)에서 처방됩니다.


참고로 클로니딘은 도파민 뉴런을 직접 활성화하지 않기 때문에 Atomoxetine처럼 틱장애가 동반된 ADHD에서 쓰일 수 있는 약입니다.(다만 Atomoxetine은 간접적으로 dopamine 뉴런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ADHD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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