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말인즉슨, MBTI 유형 T인 사람에게
'너 혼자만 힘든 게 아냐. 다들 그렇게 살아'
라고 했는데,
그 사람이 엄청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댓글들을 보니 F유형인 사람들은 그 말을 들으면
섭섭할 것 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MBTI 유형 중 T는 사고형, F는 감정형이다)
하지만 나는 흔히들 말하는 '쌉T유형'이라
그 글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 혼자만 힘든 게 아니야.
다들 나처럼 힘듦 하나씩은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가겠지.'
실제로 나는 다른 사람들의 고단한 일상을 보며
묘하게 위로받곤 한다
일이 벅차고 삶이 무거울 때면
'극한직업'이라는 프로를 하루 종일 틀어놓는다
물리치료사라는 나의 직업이
너무 힘들고 고달프다가도
극한직업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나만큼, 혹은 나보다 더 힘든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 나도 내게 주어진 일을 해내야지
또 하루를 버텨야지'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이처럼 직접적인 말을 듣지 않아도,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 상황이 있다
수많은 난임일기들을 보면
어떤 말이 가장 위로가 되었냐는 질문에
아무런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다
마음을 내려놓으면 된다는 말도
될 때까지 해보라는 말도,
쉽게 들리지만 너무 어려운 말이다
때로는 한마디 말보다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나만 임신이 힘든 게 아니다
나만 기다림에 지쳐가는 것도 아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왜' 또는 '나만'이라는 단어로
스스로를 옭아맬 필요가 없다
다소 T스러운 이 말들이,
어쩌면 내 주변 어딘가에 있을 당신에 닿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잘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