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에게서 배운 본능

by 자그노기

내 품에 안겨 있던 반려묘가 물건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순식간에 몸을 튕겨냈다. 바닥에 닿기도 전에 이미 그의 촉각은 위험을 감지했던 모양이다. 온몸이 긴장으로 굳어 있는 채로 반바퀴를 비틀며 내 어깨에 발톱을 꽂았다. 그 순간의 날램이 내 가슴까지 전해지기까지는 단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다행히 두꺼운 스웨터 덕에 크게 긁히지는 않았지만, 따끔한 느낌이 살짝 남아 있었다. 놀라 도망간 녀석은 눈만 내민 채 구석에서 손님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몸 전체가 경계의 화살처럼 날카로웠다.


고양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 아들은 나에게 말했다.

“엄마, 큰소리 내면 고양이 놀라요. 톤을 조금만 낮춰주세요.”

그때는 귀등으로 흘려들었지만, 오늘 그 말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생존과 관련된 일 앞에서는 그도 본능대로 움직였던 것이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주인의 품이 가장 안전하다는 사실을 모른 채, 세상이 모두 적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꼬마 손님이 돌아가고 난 뒤에도 그의 몸짓은 더욱 예민해졌다. 걸어가다 작은 소리만 나도 신병처럼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다.

작은 생명 하나에도 자기 보호 본능이 이렇게나 강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두려움이 스친 눈빛을 떠올리니 내 마음도 흔들렸다. 이제는 그들이 놀라지 않도록, 내가 먼저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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