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다는 소식 하나에 다온이 얼굴이 환해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 모든 고민을 짊어진 듯 굳어 있던 표정이었는데, “눈 온대요!” 한마디에 그 무게가 스르르 풀렸다.
다온이는 교실 여기저기를 돌며 사람들을 붙잡고 눈 소식을 전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분주하고 진심이던지, 마치 자신이 직접 눈을 데리고 오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유를 묻자, 왜 좋은지도 모른다며 머쓱하게 웃는다. 그 웃음이 어린아이처럼 가볍고 투명했다.
목소리는 어느새 하이톤으로 바뀌고, 괜한 친구를 붙잡아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며 손을 잡아끌기까지 한다. 설렘이란 게 원래 이렇게 이유 없이 번져가는 걸까. 눈이 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속 작은 불빛이 켜지는 걸 보면 말이다.
눈은 좋겠다. 기다리는 아이들이 이렇게나 많으니.
눈 올 시간을 맞추어 약속을 잡는 아이들, 그 들뜬 발걸음을 바라보는 나까지 덩달아 그 설렘에 물들어 간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눈은 또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빛나게 할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