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고양이 콜라.
한가한 오후,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한무더기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나에게 시선을 돌리고 내 이름을 불렀다.
“콜라야.”
집사가 내 허락도 없이 꼬마 친구들을 초대한 모양이었다. 현관문이 열리자 아이들은 서로를 밀치며 들어왔다.
“큰일 났다. 도망가자. 잡히면 큰일이야.”
집이 코딱지만 해서 숨을 곳도 마땅치 않다.
“일단 피하자. 난 겁쟁이가 아니다. 단지 그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을 뿐.”
꼬마들의 쿵쿵대는 발소리에 심장은 더 작아졌고, 둥글고 큰 몸을 최대한 접어 운동기구 틈바구니로 밀어 넣었다.
단발머리에 분홍 머리띠를 한 여자아이는 유난히 끈질겼다. 애원하듯 내 이름을 불렀다.
장난감 만지듯 나를 쫓아다니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그 아이는 진심인 것 같았다.
그 아이는 돌아서며 집사에게 말했다.
“우리 이제 친해진 것 같아요.”
“흠, 누구 마음대로.”
어림도 없는 소리다.
분명 얼굴은 숨겼는데, 커다란 몸뚱이는 숨겨지지 않아 곤란하다.
집사는 내 발을 억지로 잡아당겨 여자아이 무릎 위에 나를 앉혔다. 기분이 상했는데, 아이는 장미꽃처럼 활짝 핀 얼굴로 좋아라 웃어댄다.
‘얼씨구.’
집사는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사진에 내 얼굴 좀 봐. 엉망이잖아.”
배도 고프고 볼일도 봐야 하는데, 갈 생각을 안 한다.
내 동생 제로는 나보다 더 겁쟁이다.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적을 피해 몸 색깔을 바꾸는 동물처럼, 검은 텔레비전 뒤에 숨어 있다. 덩치만 크지 쓸 데가 없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나인데, 꼬마들은 목소리 톤이 하이톤이라 귀가 찢어질 것 같다. 저절로 귀가 뒤로 젖혀진다.
집사가 간식도, 사료도 갖다 주지만 두근거리는 가슴은 밥맛을 밀어냈다. 마음이 편해야 입으로 들어간다.
나는 우리 집사들만 접수한다. 다른 이들은 나의 적이다. 꼬마들이 후다닥 옷을 챙겨 입고 나서자 숨소리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집사가 나오라고 불렀지만 쉽게 나갈 수 없다. 나도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아직 완전히 믿지 못하겠다.
집사를 불신하는 제로를 먼저 텔레비전 뒤에서 끌어냈다. 조용해진 집안을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살피고 또 살핀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내 낮잠을 빼앗아 간 꼬마 친구들이지만, 나를 보러 와 준 건 고맙다.
이 인기는 대체 언제쯤 끝날까.
나는 오늘도 구석을 먼저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