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나

by 자그노기

고양이들의 낮잠 시간이 끝났다. 집안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제로가 알 수 없는 방언 같은 울음소리로 콜라의 관심을 끈다. 똑같이 나눠준 간식마저 슬쩍 가져다 먹는 제로. 눈치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러면서도 콜라의 환심을 얻으려 온갖 재롱을 부린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달랐다. 콜라의 눈빛이 단단하다. “나를 함부로 여기는 건 이제 끝.”

지금까지 늘 밀려나던 약자였던 콜라가 제로가 들어간 방 문 앞을 가로막는다. 작은 몸으로도 굳건히 선 모습은 제법 비장하다. 마치 “참교육”이라도 예고하듯이

.

이 장면을 보며 아이들 사이의 관계가 겹쳐 떠오른다. 요즘도 그렇다. 늘 받아주고 수용해 주는 친구를 가볍게 여기고, 심지어 홀대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웃으며 넘기지만, 그 수치와 불편함이 쌓이면 결국 관계가 금이 간다. 그러나 놀리는 쪽은 알지 못한다.

콜라가 제로 앞에 당당히 서 있는 모습은 그런 현실에 보내는 작은 메시지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 폭력이 아닌 말로, 용기를 내어 표현하는 것. 그것이 서로를 지켜 주는 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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