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숲속 마을에는 유난히 말이 많은 주민들이 살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대장이 자기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으면 여지없이 내쫓기를 반복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대장이 이곳에 오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와 잘 지내며 도움을 받으며 살아갔다. 대장의 인도 아래 평온한 날들이 이어졌지만, 늘 자신들이 기득권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주민들의 마음속에는 조용한 경계심이 숨어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서로 어우러져 지내던 날들. 그러나 결국 작은 균열이 생겼다. 성을 쌓을 때, 대장은 새 성을 짓자 했고 주민들은 기존 건물을 고쳐 쓰자 했다. 의견이 엇갈리면서 대장과 주민들 사이의 거리가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틈은 점차 깊어져 마침내 두 갈래로 나뉘고 말았다. 대장은 대장대로, 주민들은 주민대로 흩어져 버렸다.
그러고는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다. 상대의 잘못만 크게 외쳤고, 화해의 마음은 손톱만큼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세월이 흘러도 앙금만 남아 서로 등을 돌린 채 살아갔다. 나는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어느 쪽 이야기를 들으면 그 말이 옳게 들렸고, 다른 쪽을 들으면 또 그 말이 맞는 듯했다. 도대체 누가 옳은 것일까.
양보도, 타협도 없는 자리. 용서의 여지도 보이지 않는 자리. 그 속에서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엇갈림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작은 다툼은 일어나지만, 그나마 어른들이 달래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곤 한다. 그러나 세상의 삶, 어른들의 관계는 다르다. 내 편과 네 편만 있을 뿐, 상대의 생각이나 주장에는 길을 닫아버린다.
그렇다면 나는 이 자리에서 어느 편에 서야 할까. 어쩌면 중요한 것은 편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