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다

by 자그노기

요즘 버스를 타면 시원한 공기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버스 안에는 아홉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그중 일곱 명은 스마트폰을 보고, 한 명은 졸고, 또 한 명은 무표정하게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타고 내림이 반복될수록 사람들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졌다. 그러나 표정은 대체로 무표정했고, 목적지는 저마다 달랐다. 출발점도 다르고 도착지도 다르다. 옷차림, 머리 모양, 살아가는 색깔까지 모두 달랐다.


곧 내릴 차례가 되었다. 거리에는 구걸하는 아줌마가 보였고, 웃음기 없는 얼굴들이 각자의 길을 침묵 속에 걸어가고 있었다. 다들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발길을 돌려 세계과자점에 들어섰다. 아이들에게 줄 간식을 고른 뒤, 지하도로 내려갔다.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 조용히 걷는 이들의 그림자가 섞여 흘렀다. 초콜릿 코너 앞에 멈추자, 달디단 오리지널 초콜릿을 좋아하던 그이가 떠올랐다. 그 순간 얼른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내 마음은 이미 달려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단 몇 초라도 행복한 시간을 선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쁘려고 만나서는 상처 주는 말 대신, 그저 들어주고, 안아주고, 인정해 주는 일. 그것이 곧 나 자신을 사랑하는 길이 아닐까.


나는 오늘도 그 일을 위해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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