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by 자그노기

처녀 시절, 자전거를 배우려 애를 썼지만 넘어질까 두려워 결국 포기하고 말았었다. 요즘 길거리에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부쩍 눈에 띄면서, 묻어 두었던 기억이 폭포수처럼 솟구쳐 올라왔다. 내 마음을 눈치챈 식구들이 자전거를 선물해 주었고, 나는 다시 두 바퀴 위에 서 보았다.


처음엔 핸들을 움켜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석고상처럼 굳은 자세로 덜컹거리며 나아갔지만, 식구들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없는 응원을 보내주었다. 공원을 돌고 또 돌다 보니 어느새 어깨에 힘이 빠지고, 바퀴는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굴러갔다.



며칠 뒤, 딸과 함께 팔당댐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2인용 자전거를 빌려 앞자리에 앉은 딸이 리드를 했고, 나는 뒷자리에 앉아 작은 실수에도 킬킬대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출발조차 망설였던 우리였지만, 이내 철길을 따라 바람을 등지고 멀리 달려 나갔다. 가는 길에 잠시 쉬어 연잎 핫도그로 허기를 달래고, 눈에 담긴 풍경은 사진 속에 고이 담았다.


돌아오는 길, 선선한 가을 바람이 뺨을 스쳤고, 나는 딸에게 속으로 다짐했다. 오르막길에서도 멈추지 않고 힘껏 페달을 밟으며, 나를 이끌어 준 딸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그날 이후, 나는 내 자전거와 함께라면 어디든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얻었다. 무엇보다 시간을 내어 이 여행을 선물해 준 딸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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