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들의 발걸음 소리에 고양이 콜라, 나는 당황했다.
어쩐지 엄마 집사의 분주한 몸놀림과 반짝이도록 깨끗해진 화장실을 보며, 무슨 일이 벌어질 거라는 걸 이미 직감하고 있었지.
제로와 나를 누나 집사 방에 가두고 못 나오게 하는 거야.
살짝 서운했지만… 괜찮아.
이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제일 먼저 알아차리는 건 늘 우리니까.
집 안 공기가 고요히 잠들어 있을 때, 멀리서 낯선 이들의 말소리가 들려왔어.
겁쟁이 제로는 벌써 귀를 쫑긋 세우고 눈동자를 굴렸지.
요란한 작업 소리가 시작되기도 전에 제로는 한 뼘밖에 안 되는 벽과 벽 사이로 몸을 밀어 넣었어.
문제는… 몸이 뚱뚱해서 끼어버렸다는 거야.
처음 겪는 일이라 그런지, 먹보가 먹지도 싸지도 않고 극도로 불안에 떨고 있어.
나도 물론 겁은 나지. 하지만 제로처럼 그렇게까지는 아니야.
잠시 전신 거울 뒤에 숨은 제로를 보러 갔더니, 납작 엎드린 채 숨만 고르고 있더라고.
안쓰러워서 못 보겠어.
가끔 엄마 집사가 “괜찮아” 하고 말해주지만, 제로의 떨림은 쉽게 멈추지 않아.
말은 알아듣지 못해도, 그 목소리의 온도는 알거든.
꼬박 삼 일을 버텨야 한대.
엄마 집사가 잠시 문을 열어줬는데, 거실은 온통 작업장이 되어 있었어.
낯선 냄새, 먼지, 드르륵 갈리는 소리들.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기도 했지만, 이 집이 아닌 것 같아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
언니 집사는 우리를 신혼집에 데려갈까 묻는다는데, 정작 우리한테는 묻지도 않았어.
다행히 엄마 집사는 쉽게 대답하지 않더라고.
우리는 이 집의 냄새와 햇빛의 각도와 새벽의 고요함까지 다 알고 있으니까.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고 사람들의 냄새만 남은 집은 조금 불쾌해.
그래도 알아.
이 소란이 끝나면, 다시 우리가 알던 집으로 돌아올 거라는 걸.
아니, 어쩌면 조금 더 예쁜 집으로.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문 쪽을 힐끔 보다가, 거울 뒤에 납작 엎드린 제로를 한 번 더 확인한다.
겁쟁이 동생이 안심할 때까지는, 내가 조금 더 단단해져야 하니까.
적들의 침입은 잠깐이지만,
이 집은 우리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