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고양이 콜라.
낯선 냄새가 문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곧이어 건장한 남자 네 명이 신을 벗지도 않은 채 집 안으로 들이닥쳤다. 나는 본능적으로 숨을 곳을 찾았다.
배관 공사로 짐을 옮기러 온 사람들이라는 걸,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나는 정신없이 숨을 곳을 찾다가 엄마 집사에게 붙들려 반려 가방 속으로 밀려 들어갔다. 접종할 때마다 들어가던 가방이지만, 이제는 몸이 커져 숨조차 불편했다.
밤 11시, 제로와 나는 각자의 가방에 갇힌 채 뒷좌석에 실렸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차는 출발했다. 날벼락처럼 들이닥친 변화에 마음이 어지러웠다.
제로에게는 처음인 자동차. 하지만 나는 아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울산으로 보내졌던 기억이 있다. 그곳에서 한 마리의 개가 반갑게 다가왔지만, 나는 돌아가고 싶었다. 현관문 앞에 앉아 매일 울었다. 결국 일주일 만에 KTX는 나를 다시 이곳으로 데려왔다.
도착한 곳은 얼마 전 시집간 언니 집사의 신혼집이었다. 순간, 우리가 또다시 분양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엄마와 아빠 집사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신혼집의 새로운 냄새가 콧등을 찔렀다. 나는 가방에서 끝까지 나오지 않으려 버텼다. 결국 끌려 나오고 말았지만. 반면 제로는 코를 벌렁거리며 집 안 곳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저 아이는 뭐가 저렇게 좋은 걸까.’
언니 집사는 우리를 위해 예쁜 스크래처를 준비해두었다. 엄마 집사는 나를 그 위에 앉혔다. 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상처로 긁혀 있었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나는 아무것도 느끼고 싶지 않았다.
나는 울산에서 그랬던 것처럼 현관문 앞에 몸을 붙이고 앉았다. 보이지 않는 눈물이 마음속에 흘렀다.
제로는 몸을 낮춰 신발장 아래로 숨어들었다. 누나 집사의 눈빛은 꿀처럼 달았지만, 내 마음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간식도, 물도 입에 대지 않았다. 츄르를 내밀어도 고개를 돌렸다.
엄마 집사가 속상한 마음을 숨긴 채 현관문을 나서자, 나도 조용히 제로 옆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우리는 이곳에 잠시 맡겨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날 밤, 신혼집의 고요한 침실 주변을 조심스레 돌아다니다가 겨우 잠에 들었다.
누나 집사 부부가 건네는 따뜻한 손길은,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을 조금씩 풀어내는 열쇠가 되었다.
지금 우리는, 이 낯선 곳에 천천히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