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수수께끼를 냈다. 샘이 막힘없이 풀어내자, 못 맞추길 바랐던 아이들 얼굴에 놀람과 실망이 동시에 스쳤다. 문제의 난도가 높아질수록 나는 힌트를 요구했고, 기대와 달리 정답이 쉽게 나오자 아이들의 말수는 점점 줄어들었다.이번에는 내가 수수께끼를 냈다. 그러나 뜻대로 풀리지 않자 그들의 얼굴빛이 굳어졌고, 실망과 분노가 겹겹이 쌓이며 작은 말싸움이 발길질로 번졌다. 즐겁자고 시작한 놀이가 어느새 싸움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들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작은 세상은 어른들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우리는 표현을 절제할 뿐, 수많은 갈등을 마음속에 감춘 채 살아간다. 아이들의 문제는 아직 단순해 풀어내기가 쉽지만, 어른들의 갈등은 더 복잡하다. 우리는 문제를 나누고 쪼개며, 상대를 이기기 위한 도구로 바꾸어 버린다. 직접 맞붙어 싸우지 않더라도 내면 깊숙한 곳에서 스스로를 학대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며 말한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비추어 보고, 올바른 선택의 길을 찾아가 보라고. 잠시나마 그들이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결국, 어떤 사람 때문에 많은 감정을 소모하는 일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묻는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