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의 아이들

by 자그노기

조용하던 버스 안이 학생들이 몰려들자 금세 시끌벅적해졌다. 두 여학생의 싸움 소리가 귓가를 찔렀다. 큰 목소리로, 경쟁하듯 쏟아내는 거친 말과 욕설이 그들의 대화였다. 그런데도 그 모습이 이상하리만큼 자연스러워 보였다.


“도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저 모양일까.”누군가 이렇게 말할 법도 했지만, 승객들은 입을 다문 채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그 아이들이 밉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거친 말에도 미소가 지어진 이유를 찾다 보니, 문득 나의 학생 시절로 순간 이동을 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채 제멋대로 굴던 시절. 대들고, 거짓말하고, 욕을 하면서도 자기밖에 모르던, 겁 없는 반항아. 그게 바로 우리 친구들의 모습이었다. 불안정하면서도 어른이 다 된 것처럼 굴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그래서일까, 버스 안의 아이들이 밉지 않았다. 오히려 안쓰럽고 이해가 갔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어른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오히려 그들을 더 나락으로 떨어뜨릴지 모른다.


어른이 해야 할 일은 기다려 주는 것이다. 지긋지긋한 잔소리와 끝없는 비난은 그들의 귀에 못이 될 뿐,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들의 눈높이까지 내려가, 말없이 기다려 줄 줄 아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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