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로 거듭나기를

by 자그노기

총체적 난국이다. 날숨은 콧바람을 타고 치밀어 올라와 발등을 내려다보며 흠, 한숨을 내쉰다. 목구멍을 타고 내려간 알약이 걸려 구역질을 일으키듯, 우리는 무거운 침묵을 짊어진 채 하루를 버틴다. 산다는 건 전쟁 같다. 날마다 사건과 사고가 폭발하는 살얼음판 위에서, 무겁게 짐을 매단 채 흔들린다.


초등학생들의 작은 다툼 속에도 억울함이 들끓는다. 중학생들의 일탈에는 뚜렷한 이유조차 없다. 두려움이 없고,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모른다. 오직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며 무례해지기도 한다. 무엇이든 해보는 그들에게, 어른들은 점점 말문이 막혀간다. 정신을 차려보면 그들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 입시라는 거대한 전쟁터 속으로 뛰어든다.


존재의 비밀, 가정의 불화, 미래에 대한 불안, 외모와 환경까지—이 모든 것이 뒤엉켜 몸부림치는 것이 오늘의 아이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지켜보며 이해하려 애쓰고, 설득하고, 먹이고, 돌보며 곁에 머물러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끊임없이 반항의 폭탄은 터지고, 괜찮아졌나 싶으면 더 큰 파도가 덮친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녹초가 될 즈음, 그들은 다시 예쁜 소녀로 다가와 안겨온다.


뒤돌아서면 변해버릴 아이들이지만, 만약 우리가 그들을 외면한다면 미래는 암담하다. 혈육이든 아니든, 그들을 안아줄 어른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꼰대가 아니다. 그들의 행위만 보지 말고, 그 마음을 보아야 한다.


커다란 하트 속에 그들을 품고, 물을 주고, 길러내어 풍성한 열매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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