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짝사랑

by 자그노기

이제 그만하고 싶다. 지독한 짝사랑.

마음 한구석엔 치사한 기분이 깔려 있다. 분명 바라고 한 일은 아닌데, 늘 손해 보는 느낌이다.


이름을 부르고, 안아주고, 관심을 쏟아도 돌아오는 건 거절뿐이다. 필요할 때만 다가오는, 그래서 더 애타는 관계. 동물인지, 사람인지 헷갈릴 만큼 익숙해져 버린 사랑.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고양이들이다.

옆에 얌전히 앉아 있다가도 손길만 닿으면 일어나 자리를 비킨다. 억지로 안으면 두 앞발로 밀어내고, 몸부림치며 도망칠 생각뿐이다. 그 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래서 그냥 놔둔다. 싫은 걸 억지로 하게 하는 건 나도 싫으니까. 존중한다. 무작정 내 마음대로만 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와 함께 있지만, 사실은 늘 거리를 둔다. 마치 동물원의 친구들처럼, 갇혀 있진 않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멀리서 지켜보는 것뿐이다. 그들의 세계에 억지로 발을 들이지 않는다. 그것이 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자세라 믿는다.


무심한 듯 보이지만, 사실 그들도 관심이 많다. 내가 책을 펴면 책 위에 앉고, 컴퓨터 자판 위에 올라온다. 가족회의를 하면 한가운데 자리 잡고, 싱크대 위에 올라가는 건 벌레를 잡기 위해서다. 오해받을 때도 있지만, 나름대로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잠자는 시간이 가장 길지만, 그들이 움직이는 순간마다 나는 본능처럼 손을 내민다. 하지만 그들은 몸을 살짝 굽혀 내 손을 피해간다. 그때마다 치사한 마음이 불쑥 올라온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지독한 사랑을 참고 살아야 할까.

그들은, 과연 나의 마음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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