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록스를 신는 아이

by 자그노기

여름부터 겨울까지 크록스만 신는 아이가 있었다. 눈이 내릴 때마다 크록스 구멍에 눈송이가 박히는 것을 보며 걱정이 앞섰다.

“발 시렵지 않니?”

“괜찮아요. 시원해요.”

아이의 대답은 늘 담담했다. 발에 열이 많은 아이라고 했다.


빙어 낚시를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발밑은 온통 빙판, 차가운 얼음 위였지만 아이는 맨발에 크록스를 신고 서 있었다. 내가 양말을 내밀어도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고 했다. 그날 내 시선은 끝내 그의 발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문득 물었다.

“너 발 사이즈가 뭐야?”

아이의 대답은 툭 던지듯 짧았다.


마트에 들렀을 때 나는 온통 크록스 생각뿐이었다. 신발 코너에 서서 아이의 발에 맞을 만한 신발을 골랐다. 새 신발을 신겨주었을 때, 아이는 며칠 신다가 이내 다시 낡은 크록스를 꺼내 신었다. “왜 안 신니?” 몇 번을 물어도 대답은 같았다.

“크록스가 편해요.”


이번엔 전통시장 신발 가게로 향했다. 크록스에 털이 덕지덕지 달린 겨울용 신발이 눈에 띄었다. 뿌듯한 마음을 숨기며 아이에게 내밀었다.

“옜다. 네가 좋아하는 크록스다. 겨울용이니 잘 신어라.“


아이의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가 스쳤다. 며칠 동안은 그 신발을 신었지만, 계절이 봄으로 기울자 다시 낡은 크록스를 찾았다.


‘정말 대단한 크록스 사랑이구나.’


그러던 어느 여름날, 뜻밖에도 그는 운동화를 신고 나타났다. 그제야 나는 알 수 없는 마음에 잠겼다.


신발장에는 늘 주인을 기다리는 신발들이 나란히 놓여 있다. 올 겨울, 그는 과연 어떤 신발을 고를까.

작가의 이전글지독한 짝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