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

by 자그노기

제목: 울엄마


내 어릴 적엔 아들 있는 집이 제일 부러웠다. 우리 집은 딸 여섯에, 일곱 번째로 드디어 아들이 태어났다. 얼마나 귀했던지, 울엄마의 시선은 늘 아들 쪽에 머물렀다. 나는 막내라 언니들에 비하면 조금은 나았지만, 그래도 비교가 되진 않았다.


아들 생일날이면 없던 살림에도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음식을 차려놓으셨다. 그러나 딸들의 생일상은 없었다. 울엄마는 남의 아들을 봐도 얼굴빛이 환해졌다. 자식들 객지로 보내고 막내둥이들만 남은 집에 웃음꽃이 피었지만, 언니들의 서러운 마음은 조용히 묻혔다.


가진 것 없어도 아들 하나만 가진 부자 엄마. 울엄마는 그렇게 늙어가셨다. 아흔을 넘긴 노모가 되어도, 쉰 먹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길을 거두지 못하셨다. 기억이 흐려지고 치매가 와도 아들만은 잊지 않으셨다.


세월이 흘러 아들의 가정문제로 몇 년간 얼굴을 보지 못했을 때도, “바빠서 못 오겠지” 하시며 속으로는 오직 아들 생각뿐이었다. 요양병원에 누워서도 아들 이름을 부르셨다. 중환자실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순간에도, 엄마의 마음은 끝내 아들을 향해 있었다.


코로나로 면회조차 어려운 시절, 가까스로 아들이 위독한 엄마를 찾아왔다. 부르다 지쳐 가라앉은 울엄마의 절규가 병실에 맴도는 듯했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바득바득 긁어모으듯 내쉬던 마지막 숨결. 엄마의 심장이 멈췄을 때, 아들은 병원에 도착했고 끝내 눈물 한 방울을 뺨에 떨구었다.


아들 바라기, 울엄마.

가질 수 없었던 아들.

짝사랑만 하다 떠나신 울엄마의 마음을 떠올릴 때마다 내 눈가에도 눈물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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