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람

by 자그노기

머지않아 우리 집에 새 식구가 들어온다. 결혼 준비에 바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문득 내 결혼식 날이 떠오른다.


그때는 지금처럼 신랑신부가 주체가 되어 준비하는 시대가 아니었다. 대부분 부모가 중심이었고, 나는 그저 따라가는 입장이었다. 늦은 나이에 막내딸을 시집보내던 엄마는 힘에 부치도록 많은 잔치 음식을 해 오셨다. 시골에서 새벽길을 달려 서울까지 올라오는 일도 쉽지 않았을 텐데, 머리손질 한 번 제대로 못한 채 서둘러 오신 엄마의 얼굴에는 고단함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그날, 관광버스를 타고 올라온 동네 사람들 중엔 결혼식을 핑계 삼아 수도권에 사는 자녀들을 만나러 온 이들도 있었다. 흥겨움 속에 약간의 그리움이 섞여 있던 날이었다.


익숙한 가족들과만 지내다가 시집이라는 낯선 공간에 들어가는 일은 생각보다 어색했다. 집안 분위기도, 말투도, 부르는 호칭도 모두 달랐다. 나는 잠시 이방인이 된 기분이었다. 친정과 시댁은 분명히 다른 온도를 가지고 있었다. 친정은 내 편이 있는 따뜻한 땅이라면, 시댁은 조심스러운 걸음을 요구하는 차가운 땅 같았다.


어른들은 나를 이미 완전한 어른으로 여겼지만, 미숙함은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지금, 딸이 결혼을 앞두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때의 내 마음을 다시 떠올린다. 아직도 아이처럼 느껴지는 딸이지만, 나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자리에 서 있다. 혹시 나처럼 두렵지는 않을까, 혹은 설레면서도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하지만 요즘의 결혼은 많이 달라졌다. 딸과 예비사위는 스스로 계획하고, 함께 결정하며, 각자의 뜻을 존중한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세대의 변화와 성숙한 사랑의 모습을 느낀다.


이제 우리 네 식구의 울타리에 새 사람이 들어온다. 예전에 내가 느꼈던 어색함처럼, 그도 처음엔 낯설겠지. 하지만 딸이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났다”고 말했을 때,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그가 딸을 진심으로 위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


가족이 한 사람 더해진다는 건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는 일이 아니다. 관계가 확장되고, 사랑의 모양이 깊어지는 일이다. 가정의 화목이란 어쩌면 받고 싶은 만큼 사랑을 주고, 그 이상의 것을 바라지 않는 데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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