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널 때마다 양말 한 짝이 사라져 있다. 오늘은 짝이 맞을까, 괜히 숨을 고르는 습관까지 생겼다.
매번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게 놀랍다. 양말 정리통을 뒤집어 놓아도 맞지 않는 양말만 한가득이다. 정말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버릴까 하다가도 마치 유실물 찾는 방송처럼 마음이 망설여진다.
‘혹시 오늘 나타나면?’ 싶은 마음에 그대로 둔다.
그러다 짝을 맞춰 발견하면, 이게 뭐라고, 입가에 미소가 절로 올라온다.
하지만 또 한 짝이 사라진 날이면, “또야?” 콧바람이 나온다.
“양말 좀 잘 벗어놔라“ 말하며 뒤돌아서는 순간, 딸아이가 툭 던졌다.
“엄마, 세탁기가 양말 먹었네.”
한심하면서도 묘하게 설득력 있는 말.
오리무중한 이 사건이 슬슬 신경을 긁는다.
지인에게 털어놨더니 누구 집이나 그렇단다.
짝 잃은 양말이 모여 있다는 말을 들으니 조금은 위로가 된다.
그래도 현실로 돌아오면 마음이 다시 쿡, 눌린다.
문득 생각한다.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 양말들.
어쩌면 남편과 나도 그런 건 아닐까. 비슷해 보이지만, 어딘가 꼭 한 줄씩 다르게 짜여 있는 무늬처럼. 같은 서랍에 있지만 때때로 엇갈리는 마음처럼.
사라진 양말은 어디로 간 걸까.
정말 세탁기가 잡아먹은 걸까.
아니면 잠시 흩어진 우리의 마음처럼, 언젠가 다시 나타날 거라 믿고 있는 걸까.
그렇게 또 빨래를 넌다.
그리고 또 희망해본다. 오늘은 양말이 온전한 한 쌍으로 돌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