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폼 잡는 아들
취직한 아들이 출퇴근용으로 자전거를 타다가
몇 달 뒤, 평소 꿈꾸던 오토바이를 샀다.
부모에게 손 벌리는 일 없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면허를 따고, 결국 제 힘으로 비싼 오토바이를 들여왔다. 요즘 젊은 아이들 오토바이를 위험하게 타는 모습이 종종 보여 걱정이 많았지만, “조심히 타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히 주행하는 아들을 믿기로 했다.
사실 아들이 중학생이었을 때도 비슷한 모습이 있었다. 픽시 자전거를 사줬더니 같은 자전거를 타는 친구들과 서로 자랑하며 한 무리 속에 속해 있는 것을 즐기던 모습. 조용한 아이였지만, 좋아하는 것 앞에서는 그 나름의 자부심이 반짝였다.
지금도 그렇다.
출퇴근길엔 기본 속도와 안전을 철저히 지키고, 평소엔 혼자 조용히 오토바이 여행을 다닌다. 차분한 성격이라 원칙을 무너뜨리지 않는 아이. 그 모습이 고맙다.
그리고 요즘, 그는 나름의 멋을 즐긴다. 오래된 황토빛 가죽 재킷과 가방, 같은 색의 부츠. 수염 모양의 마스크와 단단한 헬멧까지. 거울 앞에서 살며시 지어보는 흐뭇한 미소를 보면 귀엽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완성했다고 생각하는 걸까.
조금은 폼을 잡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또한 젊음의 한 장면이라 웃음이 난다.
가끔은 오토바이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형님들과 어울리며 자신도 그 세계의 일원인 듯 행복해한다. 얌전하고 여린 마음이지만, 어쩌면 마음속 어딘가에 작은 일탈의 씨앗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 20대 중반.
커피 대신 혼자 전통차를 마시며 예의 바르고 단정한 선비 같은 면이 있으면서도, 화려한 남방과 신나는 코미디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
차분함 속에 자유로움, 정갈함 속에 작은 허세.
그 두 얼굴이 어리기도 하고, 참 기특하기도 하다.
그 모습 그대로,
오늘도 그는 자기만의 속도로 청춘을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