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따라 가는 고양이

by 자그노기

손님이 많은 식당에 가면 요즘은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

대신 각자 자기 자리에서 핸드폰을 품에 안고 조용히 앉아 있다.

평소엔 영상을 제한하다가도, 외식만큼은 ‘특별한 날’이라 생각하는지 허용하는 것 같다. 덕분에 부모들은 오랜만에 편하게 식사하고, 아이들도 조용히 자기 세계에 빠져든다.

위험하게 뛰어다닐 일도 없고, 다른 손님 얼굴을 찌푸리게 할 일도 없다.

물론 영상 통제하는 부모라면, 입은 편한데 마음 한쪽은 찔릴지도 모른다.


얼마 전 아들의 방을 열어보니, 익숙한 풍경이 또 있었다.

방 바닥엔 자르고 붙인 재료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평소라면 방해하느라 분주했을 고양이들이…

그날은 놀랍도록 조용했다.


잠시 의심스러워 가까이 가보니, 이유가 있었다.

고양이용 유튜브를 틀어놓았던 것이다.

식당의 아이들처럼, 우리 집 고양이들도 화면 속 비둘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얌전히 앉아 있었다.

비둘기가 조금만 움직여도 눈동자가 동시에 좌우로 춤을 췄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쟤네도 뭔가 보이긴 하나보다.”


그러다 콜라가 결국 충동을 못 이기고 일어났다.

앞발로 화면 속 비둘기를 잡으려다 휴대폰을 툭 치는 바람에 뒤집어졌다.

쪼그리고 있는 제로의 통통한 발과 굵은 목은 꼭 새끼 호랑이를 닮아 있었다.

그 모습 하나에 광대가 알아서 올라갔다.


글을 쓰다 문득 시선을 돌리니, 콜라가 반쯤 감긴 눈으로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조용한 눈빛이 또 얼마나 귀여운지.

내가 살짝 웃자, 마치 “좋아하면 그냥 계속 보지 그래?”라는 표정으로 눈을 다시 감았다.


정말 아이든 고양이든,

화면 하나면 이렇게 조용해지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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