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문화가 흐르는 거리에서

나주배와 영산 홍어의 맛

by 디카지기 조

나주 배나무에 흰눈이 내렸다. 배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나무 사이사이에 터널을 이루며 눈부시게 핀 배꽃이다. 배꽃 위에 펼쳐진 하늘은 파랗고, 흙은 황토색이다. 냉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 농부들의 손이 바빠진다.

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수확하기까지 수고로움이 있어야 한다. 벌레로부터 배를 보호하기 위해 하나하나 봉지로 싸주어야 한다.


과실수가 오래된 것은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새로운 품종으로 심고 가꿔서 열매를 맺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추수가 끝난 배를 한 잎 머금으면 입안에 단맛이 전해진다. 난 배보다 사과를 좋아하지만 단맛은 배가 최고다. 벌써부터 가을이 기다려진다.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려있는 배를 기대하며.


나주 배꽃.jpg 나주 배꽃




고려 공민왕 때 왜구들이 많이 침입해 흑산도 주민들이 피해를 보자 영산포로 이주하게 됐다. 영산포는 신안 영산도 주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은 지명이라고 한다. 흑산도에서 잡은 홍어를 영산포까지 가지고 오면 당연히 홍어는 삭아 버린다.


지금의 영산포에서 많이 파는 홍어는 냉장 시설에서 1주일 정도 숙성한 것이다. 숙성 홍어를 잘하는 업소는 <금성수산>이다. 톡 쏘는 맛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도 수출한다. <영산 홍가>에서는 홍어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삭힌 홍어를 맛보려면 영산포 홍어 거리로 가면 된다. 초고추장에 삭힌 홍어를 삼합으로 한 점 해보시면 입 안이 펑 뚫리는 기분이 들 거다. 홍어는 전라도 잔칫상에 빠지지 않는다.


홍어.png 홍어


영산포 홍어 거리에서 홍어로 점심을 먹고 영산포구 등대 바로 옆에 있는 황포 돛배를 타보는 것도 옛 추억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 영산포구에서 나주 천연염색문화관까지의 구간을 운영하는 황포 돛배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50여 분 동안 영산강 강 줄기를 오가며 흑산도에서 올라오는 홍어의 옛 항로를 생각해 본다.

영산강이 홍어를 실어 나르는 이송길에서 일제의 수탈 현장이 되기까지 강줄기에 아픔을 흘려보내야 했다. 영산포는 영암 대불에 있는 영산호 방조제로 바다와 연결이 단절되고 있지만 영산포는 이젠 역사 문화가 흐르는 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황포돛대.jpg 홍어 거리 앞 황포 돛배


이전 17화곡성 섬진강 옆 장미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