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령산의 편백숲 메아리
장성에 백양사가 있다.
가을만 되면 인산인해다.
붉은 단풍이 사람을 매혹한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진다. 백양사 입구의 쌍계루 단풍은 가치 절경이다. 쌍계루의 반영은 거울보다 선명하다. 바람 한 점 없는 가을 풍경이 만들어놓은 절경이다.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장성에 전설 같은 인물이 있다.
실존 인물인지에 대한 역사적 논란이 있지만, 소설 『홍길동전』의 주인공 홍길동은 양반과 첩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사회적 차별을 극복하고 도적의 두목이 되어 의적으로 활약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 소설의 저자인 허균이 홍길동의 고향으로 설정한 곳, 바로 장성이다.
『홍길동전』은 조선 최초의 한글 소설로도 평가받고 있다. 문학적 인물인 홍길동은 실존 인물과는 구분되지만, 장성 지역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그를 실제 인물처럼 기억하고 지역 정체성의 상징으로 삼아왔다.
특히 ‘홍길동 마을’이라 불리는 황룡면 일대는 홍길동의 출생지로 구전되어 왔으며, 마을 이름과 거리 이름, 공공시설 등에도 그의 이름이 널리 사용되고 있어 장성이 곧 홍길동의 고향이라는 인식이 지역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허균의 『홍길동전』은 조선 시대 신분제도의 부조리한 모순을 비판한 책이다. 홍길동은 서자라는 이유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양반가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대접을 받지 못한다.
홍길동은 비범한 능력과 높은 도덕성을 갖추었으며, 도적이 되어 백성을 도와주는 '의적(義賊)'의 길을 걷는다. 사람의 가치는 출신 성분이 아니라 행동과 인품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대고발적 책이다.
《홍길동전》은 억압된 시대 속에서도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보편적 가치를 이야기한다. 신분이 아니라 능력과 인격으로 평가받는 세상, 사회 정의와 이상을 추구하는 삶의 자세를 말해주는 작품이다.
장성에 무더운 여름이 아니어도 쉬어가는 휴양림이 있다.
1956년 임종국 박사가 조성한 축령산은 국내 최대 규모의 편백나무 숲을 품은 치유의 명소다.
자연이 주는 건강한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피톤치드가 풍부한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빽빽하게 조성되어 있어, 숲 속을 걷기만 해도 신선한 공기와 함께 피톤치드를 온전히 흡수할 수 있다.
편백나무는 소나무보다 3~5배 이상 많은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이러한 피톤치드는 알파피넨과 리모넨 같은 천연 항균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트레스 완화, 면역력 향상, 우울감 감소, 수면의 질 개선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령산에는 숲길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숲을 거닐며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축령산 치유의 숲은 바쁜 일상 속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에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힐링 공간이다.
축령산 숲길을 걸으며 홍길동이 품었던 시대정신으로 긴 호흡을 들이마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