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호수 둘레길에서
남쪽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온 지 3주째다. 정들었던 곳에서 살다가 낯선 곳으로 이사오니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아내는 이사 오는 동안 만감이 교차되는 듯 감정의 폭이 차 안에서 그대로 전해졌다.
남쪽에 살고 있던 며느리가 잠시 시간을 내서 시댁에 들렸다. 이사해서 궁금하기도 해서인지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시부모와 이런저런 이야기의 꽃을 피우다가 봄바람을 쏘이자고 해서 동탄호수를 찾았다. 오늘은 며느리와 함께 길을 걸었다.
겨우내 움츠러들어 있던 시간이 지나고, 봄은 생각보다 성큼 다가와 있었다. 동탄호수 둘레길을 걷는 동안, 나무 끝마다 돋아난 연둣빛 새싹들이 계절의 변화를 조용히 알리고 있었다.
걷는 동안 어쩌면 조금은 어색할 수도 있었을 시간. 그러나 발걸음을 나란히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그 어색함은 어느새 자연스러움으로 바뀌어 갔다. 일상의 이야기들이었지만, 그 속에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억지로 꺼내지 않아도,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며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어느새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져 있었다.
동탄호수의 잔잔한 물결처럼, 우리의 관계도 부담은 가벼워지고, 대신 따뜻한 여운이 남았다. 호수 근처 음식점에서 함께 나눈 점심은 고부간의 관계를 더욱 따뜻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