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시작이 가장 용기가 필요할 때

by 하솜

어설픈 시작은 아무 준비 없이 뛰어드는 일이 아니다.

잘하지 못할 걸 이미 알고서 시작하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그 시작에는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무언가를 시작하면 비교는 늘 함께 온다.

이미 잘하는 사람들, 이미 자리 잡은 결과들.

그 앞에서 나의 처음은 더 초라해보인다.


어설픈 시작은 망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부터 안고 간다.

그 가능성을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출발하는 일은 생각보다 버거운 선택이다.

그래서 많은 날들에 나도 시작 대신 도망을 택했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하지만 그 말들은 언제나 나를 안전한 자리에만 남겨두었다.

어설픈 시작은 도망치지 않는 선택이다.

잘하지 못해도, 흔들려도, 중간에 멈출 수 있다는 걸 알면서 그대로 손을 내미는 순간.

그 순간은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눈에 띄는 성취도 없고, 확신도 부족하다.

하지만 그 어설픔 속에 분명한 한 가지가 있다.


계속 멈춰 있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움직이겠다는 마음.

어쩌면 그게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용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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