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과 무기력

by 하솜

요즘 하루하루는 그저 흘러가는 느낌이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것도, 강하게 느껴지는 감정도 없지만 시간은 묵묵히 지나간다.


몸은 잠깐 움직이지만,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이미 다 써버린 에너지를 복구하지 못한 상태다.

무력감을 견디며 하루를 보내다 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 같은 날이 많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조금이라도 움직였던 순간, 숨 쉬고, 먹고, 씻고, 아주 작은 일상들이 남아 있다.

시간은 흐르지만 내 마음 속 변화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하루를 끝까지 버티는 것만으로 나는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오늘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처럼 보여도 조용히 버틴 기록이 남는다.

그 기록만으로도 조금은 충분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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