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무거운 하루

by 하솜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든 날, 커피 한 잔을 겨우 마시고, 소파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대부분이 지나간다.


시간은 흐르지만, 마음속 상태는 그대로다.

변화는 없고, 내가 한 일이라곤 그저 살아남은 것 뿐이다.

그럼에도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오늘 하루를 버텨냈다는 증거가 된다.

이를 닦고, 먹고, 숨 쉬는 것조차 어느 날은 큰 성취처럼 느껴진다.


무력감 속에서 그저 하루를 통과한 기록만으로도 조금은 충분하다는 것을 오늘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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