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는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없다.
어제와 오늘이 비슷하고, 오늘과 내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정말 나아지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은 조심스럽게 시작되지만 금세 불안으로 번진다.
아무 변화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 시간들은 그저 멈춰 있는 게 아닐까.
나는 같은 자리에서 계속 맴돌고 있는 건 아닐까.
변화는 대개 눈에 보일 때만 의미가 있다고 느껴진다.
감정이 가벼워지거나, 생각이 달라지거나, 행동이 분명히 바뀌어야 “나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예전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
불안이 와도 예전처럼 나를 전부 덮지는 않고, 무너진 날에도 하루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작고 희미해서 변화라고 부르기 망설여질 뿐, 분명 다른 지점에 서 있다.
회복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 많다.
겉으로는 그대로인데 안쪽에서는 천천히 정리되고, 조용히 자리를 잡는 시간.
그 시간은 확신을 주지 않아서 더 불안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나는 확신이 없다는 이유로 이 시간을 부정하지 않으려 한다.
잘 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어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남아 있다.
오늘도 하루를 보냈고, 그 안에 나는 있었다.
나아지고 있다는 확신이 없어도 하루를 살 수 있다.
방향이 보이지 않아도 시간은 흐른다.
지금의 나는 그 흐름 위에 조용히 서 있을 뿐이다.
아마 어느 날은 지금의 이 시간이 의미였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의심 대신 기록을 남긴다.
확신 없는 하루도 분명히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