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졌다고 느낀 뒤에 다시 흔들리는 날이 오면 마음은 더 크게 무너진다.
그래서 우리는 차라리 처음부터 힘들었던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기대가 있었기에 실망도 커진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는 말이다.
아무것도 나아진 게 없고, 괜찮았던 시간은 그저 착각이었을 뿐이라는 생각.
하지만 그 말은 사실과 조금 다르다.
지금의 흔들림은 과거의 무너짐과 같지 않다.
전에는 이유도 모른 채 무너졌다면, 지금은 흔들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전에는 자신을 밀어냈다면, 지금은 붙잡으려 한다.
그 차이는 이미 회복의 흔적이다.
흔들림은 실패가 아니라 반응이다.
마음이 다시 예민해졌다는 신호, 아직 치유 중이라는 표시.
완전히 회복된 사람만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회복 중인 사람이 가장 많이 흔들린다.
그래서 오늘은 이 흔들림을 없애려 하지 않는다.
없애야 할 결함이 아니라 지나가야 할 과정으로 둔다.
다시 아픈 나를 버리지 않는 선택, 그 선택이 나를 다시 세운다.
괜찮아졌다가 다시 흔들려도 회복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그 방향을 알고 있고, 이전보다 조금 더 나를 이해하고 있다.
그 사실 하나면 오늘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