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완전히 괜찮아질 날을 기다렸다.
그날이 오면 마음 편히 계획을 세우고, 사람을 만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래서 괜찮지 않은 날들은 모두 대기 상태처럼 느껴졌다.
괜찮아져야만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은 나를 멈춰 세웠다.
완벽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말아야 하는 것 같았고,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그날은 포기해야 하는 날이 되었다.
그렇게 많은 하루가 미뤄졌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아픈 채로도 많은 날을 살아왔다.
불안한 상태로도 약속을 지켰고, 무너진 마음으로도 하루를 버텼다.
완전히 괜찮아진 뒤에 살아온 게 아니었다.
그래서 이제는 중간 상태의 나를 조금 더 인정해보려 한다.
아프지도, 완전히 괜찮지도 않은 상태.
불안이 남아 있지만 완전히 잠식되지는 않은 마음.
이 상태도 나의 삶이다.
조금 불안한 채로 하루를 보내는 법을 배워간다.
모든 걸 잘 해내려 하지 않고, 필요 없는 자책은 줄이고, 오늘 할 수 있는 것만 한다.
불안은 곁에 두고, 삶은 계속한다.
오늘 나는 완전히 괜찮지 않았다.
그래도 하루를 살았다.
그 사실 하나로 오늘은 충분하다.
회복은 완전해지는 게 아니라 계속 살아내는 방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