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한다는 감각 속에서, 나를 다시 세우다.

by 하솜

사랑받지 못한다는 감각은 단순히 마음의 빈틈이 아니라, 삶 전체를 흔드는 균열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누군가의 시선과 인정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 믿음은 언제나 불안과 좌절을 동반했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확신은 내 안에서 거대한 그림자를 키웠고, 그 그림자는 나를 끊임없임 무너뜨렸다.


어떤 날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무력감이 몰려왔다.

세상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나는 그 흐름에 발맞추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은 나를 고립시켰고, 그 고립은 다시 우울을 불러왔다.

불안은 작은 파도처럼 시작해 어느새 폭풍이 되어 나를 휘감았다.

사람들 속에 있었도 혼자라는 감각, 대화 속에서도 공허하게 울리는 내 목소리.

그것이 내가 지나온 날들의 풍경이었다.


좌절은 늘 마지막에 찾아왔다.

아무리 애써도, 아무리 다가가도, 결국 나는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결론은 차갑고 단단해서 쉽게 깨지지 않았다.

나는 그 안에서 스스로를 가두었고, 그 감옥은 점점 더 견고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깨달았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감각은 사실 '사랑받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의 다른 얼굴이었다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누군가의 인정이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온전한 수용이었다.

타인의 사랑이 내 존재를 증명해주길 바랐지만, 결국 가장 먼저 나를 인정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었다.


나는 조금씩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불안했던 날들, 우울했던 순간들, 좌절했던 기억들을 외면하지 않고 기록했다.

그 기록은 고통의 증거이자 동시에 회복의 시작이었다.

글을 쓰며 나는 내 마음의 결을 만졌다.

상처 난 부분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그 속에서 다시 살아가려는 의지를 발견했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감각은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나를 무너뜨리는 힘이 아니라, 나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된다.

나는 더 이상 감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통해 내가 얼마나 사랑을 갈망하는 존재인지, 얼마나 살아내고 싶은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오늘 나는 여전히 불안할 수 있고, 내일은 또다시 좌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 속에서 나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감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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