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도 이미 지쳐 있다.
몸은 쉬고 있는 것 같은데 마음은 전혀 쉬지 못한다.
해야 할 일들이 떠오르고, 하지 못한 것들이 더 크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럼 좀 쉬어.”
하지만 그 말은 막연해서 더 어렵다.
쉬는 동안에도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계속 따라온다.
멈춰 있어도 마음은 계속 재촉한다.
지금 이 시간마저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처럼 불안이 밀려온다.
그래서 쉬는 시간은 온전히 쉬는 시간이 되지 못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를 설득해야 한다.
지금은 쉬어도 되는 상태라고.
이쯤 되면 쉬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느껴진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존재 가치가 줄어드는 것 같은 기분.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하루가 곧 잘못된 하루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상태를 회복이라고 부르기는 아직 이르다.
그저 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잠시 멈춰 서 있는 중이다.
지금의 멈춤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라기보다 더 이상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선택에 가깝다.
그리고 그 선택조차 지금은 충분히 어렵다.
오늘도 잘 쉬지 못했지만, 그래도 하루는 끝냈다.
지금은 그 사실 하나만으로 이 시간을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