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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Dec 19. 2022

출판기획자의 뼈 때리는 조언

100일 글쓰기(83일 차)

퇴직, 인생 2막, 노후 관련 책을 작년과 올해에 걸쳐서 약 100여 권 읽었다.  작년과 올해 읽은 총 150여 권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량이다. 다시 한번 관련된 책을 재독 하면서 퇴직에 대한 책을 한 권 쓰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원래 계획은 퇴직하기 전에 책을 써보려고 했으나 본의 아니게 올해 말로 회사를 퇴직하게 됨에 따라 실제로 퇴직자의 심정과 상황을 제삼자의 입장이 아니라 당사자의 입장에서 책의 내용을 구성하게 되니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오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읽었던 책의 리스트를 정리하고 내가 알고 지내던 출판기획자에게 전화를 걸어 출판 의지를 물어보았다. 그는  10년 전에 내가 다니던 자동차 회사에 찾아와서 '차량 유지관리'  가이드북을 제안하고  책을 함께 출판해서 나름 시장에서 좋은 호응을 받은 출판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물론 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그의 직설적인 의사표현 방식으로 인해서 상처도 많이 받고 서로 언성을 높여가면서 싸우기도 하고 몇 번이고 중간에 그만두겠다고 했던 부정적인 기억도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쓴소리가 약이 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역시 출판기획자는 자신의 대답을 분명하게 'No'라고 알려주었다. 독자의 입장에서 퇴직에 대한 가이드북은 필요하기는 한데 그 저자가 그러한 가이드를 해주는데 신뢰성이 있는가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만약 퇴직을 하고 나서 성공적인 재취업을 했다든지, 성공적인 창업을 했다든지, 아니면 경제적인 독립을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경험치가 있는 사람이 저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런 점에서는 현재의 나를 돌아보면 '자격미달' 일 수밖에 없다. 출판사의 입장에서도 성공확퓰이 낮은 대중성 없는 책을 출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갑자기 맥이 빠지고 정신이 혼란스럽지만, 분명히 오늘 출판기획자의 말은 신중히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그냥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다시 100권에 대해서 재독을 하면서 조금씩 관련 글을 브런치를 통해서 한 꼭지씩 정리를 해 나가면서 오늘 출판 기획자가 한 뼈 때리는 조언을 명심하고 방법을 찾아볼 작정이다. 매년 수많은 퇴직자들이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을 하고 나서 겪는 심리적인 갈등이나 경제적인 부담 등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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