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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Dec 20. 2022

잠시 빌려온것일 뿐

100일 글쓰기(84일차)

어린시절에는 빨리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학창시절에는 지긋지긋한 입시를 벗어나고 싶어서 대학생이 되기를 원했고, 군대시절에는 빨리 국방부 시계가 가기를 원했다. 취준생때에는 빨리 취직를 했으면 하는 마음에 세월아 빨리가라를 외치고, 자녀들이 어린시절에는 어서 빨리 자라다오 를 외쳤다. 30년동안 밥벌이를 하면서 고객이나 상사로 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빨리 퇴직을 꿈꿨었다.


이제는 그런 시절이 모두 지났다. 그당시에는 그렇게 안가던 세월이 지나고 보니 순식간에 지난간 듯한 느낌이다.  이제는 더이상 세월이 빨리 지나가기를 희망하지를 않는다. 다만 살아가는 동안 물직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욕심부리지 않고 사랑으로 주변을 따뜻하게 해주는  '어른'으로 나이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린시절에는 빨리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하다. 열을 갖은 사람은 백을 갖기를 원하고, 백을 갖은 사람은 천을 갖기를 원하다. 욕심이라는 것이 끝이 없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진정으로 나의 영원한 것일 수는 없다. 얼마전 성당 신부님의 설교중에 내 곶간에 재물을 아무리 많이 쌓아도 사람의 운명이 당장 다음날 어찌 될지 모름으로 평소에 베풀어야 한다는 내용이 기억난다. 재물에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말이다.


재물에 대한 욕심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대한 욕심도 주의해야 한다.  나이듦에 따라서 눈도 침침해지고 머리카락도 한움쿰씩 빠진다. 그렇다고 몸의 자연적인 노화를 화를 내거나 안타까워 할 일도 아니다. 물론 눈의 노화방지를 위해 '루테인'도 먹고 탈모 방지를 위해 '프로페시아'나 '아보다트'를 복용하는 노력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며칠전에 읽었던 책의 문구중에 마음에 와 닿는 문구가 있었다.'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은 잠시 빌려 온 것에 불과합니다. <인생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83쪽>'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갖고 있는 그 어느 것 하나 진정으로 내 것인 것이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내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과연 영원히 나의 것인가. 내 몸도 마찬가지 이다. 살아가는 동안 나의 편의를 위해서 잠시 나의 소유로 빌린 것뿐이다.


 언제가 이세상을 하직하는 순간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반납해야 한다. 뭔가 손해보는 거 같기는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왜냐하면 원래 태어날때 우리는 빈 손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빈 손으로 와서 어느정도 삶을 누리고 갔으면 그것만으로도 플러스 인생이 아닐까 싶다. 나이들어 간다는 것, 늙어간다는 것을 너무 서럽게 생각하지 말자. 여태까지 살아온 것만도 얼마나 행운이 아닌가.

 나이들어 간다는 것, 늙어간다는 것을 너무 서럽게 생각하지 말자.
여태까지 살아온 것만도 얼마나 행운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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