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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Dec 22. 2022

책이 쌓인다

100일 글쓰기(86일 차)_책장

24권, 90권, 60권 다 합치면 174권이다. 24권은 재작년(2020년), 90권은 작년(2021년), 60권은 올해(2022년) 읽은 책의 권수이다. 2020년 10월 말 경부터 마음을 다잡고 독서를 시작했으니 그동안 4일에 1권 정도의 독서를 했다. 이년 전에는 1년에 한두 권을 그것도 자기 계발서나 재테크 관련 책을 읽을까 , 말까 하는 인간이 어찌하다 보니 독서를 시작하고 그 책들은 나의 책장에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했다. 엄밀히 따지면 지금은 별도의 책장이 아니라 책상 위해 일체식으로 되어 있는 반쪽짜리 책장과 옷장 위의 공간이 내 책들의 보관장소 전부이다. 그러고 이곳에는 최근에 읽은 책들이 주로 꽂혀있다.

그동안 4일에 1권 정도의 독서를 했다.


이년 전만 하더라도 나도 꽤 많은 책들을 가지고 있었다. 어른 키 만한 보통 책장이 3개나 있었다. 책을 많이 읽어서가 아니라 버리지를 못해서이다. 심지어는 대학 다닐 때 공부하던 전공서적도 버리지 못하고 30년 동안 보관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볼 거라고, 아니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쓸데없는 생각으로 10번이 넘은 이사를 하는 동안 계속 내 삶의 짐 속에 포장했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했다. 내 책의 대부분은 전공서적이나 자동차 회사를 다니면서 사모았던 자동차 정비 관련 책들과 돈 좀 모아볼 거라고 연중행사로 사보았던 재테크 책들이 햇수가 쌓이다 보니 하나둘씩 쌓이게 된 것이다. 결국은 대부분의 책들은 한번 읽고는 쓸데없이 장기 보관만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인생의 빛나는 정리의 마법, 2012년, 곤도마리에>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가지고 있던 모든 책을 정리했다. 중고서점에 팔 수 있는 것들은 팔아버리고 못 파는 것은 아파트 재활용에 갖다 버렸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책을 만지는 순간 가슴이 뛰는 서너 권은 남겼다. 내친김에 책장도 모두 돈 주고 아파트 쓰레기장으로 보내버렸다. 그렇게 모두 정리하고 나서 나의 새로운 반쪽짜리 책장은 텅텅 빈 상태에서 2년 만에 이제는 또 꽉 차 버린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이것들을 다시 한번 싹 갖다 버릴까 싶기도 했지만 약 100권 정도는 내년에 재독을 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1년 유예를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책이 책장에 쌓이는 것만큼 나의 지식이 내 창고에 쌓여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독서에 대한 습관이 들어서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인증을 하지 않으면 하루가 불안하다. 어딘가 외출을 할 때면 가방에 책을 넣고 다니는 습관도 생겼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책에 대해 독서토론도 주기적으로 한다. 책을 읽는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도 다른 의견에 대한 너그러운 마음도 생긴다. 독서를 하다 보니 글을 쓰고 싶은 욕심으로 매일 글쓰기도 해본다. 생각이 정리가 되고 가슴에 쌓인 응어리들도 풀어진다. 최근에는 낭독도 해본다. 목소리가 나름 나쁘진 않다.


  2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 가끔은 깜짝깜짝 놀란다. 책장에 쌓이는 책의 높이만큼 나도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

책장에 쌓이는 책의 높이만큼 나도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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