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성찰 단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채 Dec 26. 2022

지중해의 따스한 햇살

100일 글쓰기(90일 차)

아침에 지중해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일어났다. 산토리니 언덕 위의 하얀색 2층 짜리 건물이 내가 살고 있는 곳이다. 창문을 열고 눈이 부시도록 파란 바다와 마주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방 안의 공기를 환기시킨다. 약간 끈적거리고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니다. 창가를 통해 불어오는 봄바람은 바다의 짭조름한 냄새를 몰고 온다.


 현지인 가정부인 소냐가 아침 일찍 출근해서 올리브와 해산물이 가득 들어간 샐러드를 준비해 준다. 그리스 전통 빵인 '클루니'와 카푸치노 한 잔도 함께 한다. 라디오에서는 터치풍의 그리스 전통음악이 흘러나온다. 항상 터키풍의 음악들은 나의 기분을 몽환적으로 몰고 간다.


아침식사 후의 동네 산책은 건강을 위한 올해 나와의 약속이다. 집 앞의 식료품 가게의 마리아 아주머니가 반갑게 인사한다. 오른쪽 언덕을 조금 올라보면 동네에서 제일 커피 맛이 좋은 카페가 있다. 올리버 아저씨가 그곳의 주인이다. 장사 준비를 위해 일찍 출근하신 아저씨와 눈인사하고 지나친다.




이곳에 온 지도 벌써 3년이 지나서 동네 사람들과 많이 친해졌다. 내가 자주 방문하는 동네 서점의 엘리자베스도 출근길에 마주쳤다. 큰길에서 계단을 한참 내려가다 보면 조그마한 공원이 있다. 아침 햇살을 온몸으로 맞기에는 이곳 공원 벤치보다 좋은 곳은 없어 그곳에 앉아서 잠시 쉬어간다. 동네 아이들이 축구공을 가지고 삼삼오오 뛰어다닌다.


산책 후에 오전에는 주로 독서를 한다. 한국에서 가져온 책들과 동네에서 구매한 영어판 소설을 주로 읽었다. 요즘은 노트북을 이용해서 인터넷으로 e-book을 찾아 읽기도 한다. 아직까지 인터넷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은 편이다. 점심 식사는 집에서 한식을 먹거나 근처 카페를 이용하기도 한다.


오후에는 글을 쓴다. 내 직업은 작가이다. 주로 자기 개발서를 쓰고 가끔 수필이나 소설도 쓴다. 3년 전에 한국에서 쓴 자기 개발서가 대박이 나서 그 이후로 인터넷 강의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한국에 있는 방송국에서 인터뷰가 있고 유명 유투버들의 인터뷰 요청은 수시로 있기는 하지만  1주일에 1개 정도만 진행하고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나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오늘 저녁에는 서울에서 귀한 친구가 방문하기로 되어 있다. 10년 전부터 함께 글쓰기를 해오던 내 글쓰기의 멘토이자 지금은 한국에서 잘 나가는 유명 소설가이다. 서로 바쁘다 보니 오랫동안 온라인상에서만 연락을 하다가 몇 년 만에 유럽 세미나가 있다길래 며칠 이곳 산토리니로 초대를 한 것이다.


그 친구를 위해 산토리니에서 제일 전망이 좋은 숙소와 식당을 예약해 두었다. 친구가 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식당에 그리스산 레드와인 '부따리, 1879'를 따로 주문해 두었다. 그리고 식당에는 '비건을 위한 특별 디너 코스 요리'도 미리 예약해 두었다. 멋진 그리스 산토리니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 상기 내용은 요술램프의 <지니>가 만들어줄 나의 '가상의 날'을 상상한 내용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이 쌓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