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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Dec 31. 2022

설렘반, 두려움반

100일 글쓰기(95일 차)_새해를 앞두고

이제 딱 하루 남았다. 나에게 인생 1막의 마지막날이다. 왜냐하면 나의 퇴직날이 바로 오늘까지 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배려로 벌써 몇 달 전부터 반백수가 되어서 제주도 한 달 살기도 하고 도서관으로 출근한 지도 몇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는 회사에 적을 두고 있었기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새로운 출발은 바로 내일부터이다. 1년 전부터 퇴직에 대한 준비로 관련책을 읽고 나름 준비를 해 왔지만 막상 실제 상황을 맞닥뜨리고 보니 딱히 묘수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공교롭게도 내일은 내 삶의 새로운 날인 동시에 새해가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해가 바뀌고 생활 패턴이 바뀌다 보니 솔직히 마음이 살짝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설레는 마음은 이제 더 이상 회사업무로 스트레를 받지 않을 거 같다는 해방감 같은 것일 거고, 두려운 마음은 아직까지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는 마음 때문이다.



집에 있는 아내는 벌써 몇 달 전부터 '재취업'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내 귀에 피가 날 정도로 나를 '가스라이팅' 시키고 있다. 다행히 지난주에 방문한 동네 '고용센터'에서 실업급여수급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나서 그나마 시간을 조금 벌었다. 남들은 오십이 넘어서 퇴직을 하면 '치킨집을 한다, 피자집을 한다' 고들 하지만 나는 절대로 뭔가 투자해서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은 없다.


그냥 내 몸을 움직여서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며칠 전 남원으로 귀농하신 선배의 말대로 버는 게 없으면 적게 쓰는 걸 연구하게 된다고, 조금만 벌어서 조금만 쓰는 것이 내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삶의 철학이다. 그러다 보니 인생 2막의 첫해인 내년은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해가 될 것이다. 새로운 30년을 시작하는 첫 해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내년(2023년) 목표로 세워두었던 것을 다시 꺼내본다. (1)[건강] 체중감량 (앞자리 7로 만들기)  (2)[자기 계발] 퇴직 관련 책 발간(100권 재독하고 100개 글쓰기) (3)[경제] 꼬마빌딩 매입(월세 300만 원짜리).  이 중에서 책 발간은 원래 계획대로 중장기(3년 이내) 목표로 수정하고 대신 '한식요리 자격증 취득'를 끼워 넣었다.


며칠만에  바꿔서 좀 그렇긴 하지만 다행히 아직 해가 안 바뀌었으니 괜찮다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본다. 새로운 목표를 위해서 며칠 전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교육기관에 '관광조리 과정(6개월)을 수강 지원을 해두었다. 어쩌면 나의 새로운 취미인 '글쓰기'와 '요리'를 잘 조합하면 새롭고 활기찬 인생을 만들어 30년 정도는 잘 보낼 수 있을 거 같다. 종이에 그냥 한번 써놓고 씨익 웃어본다. '맛 칼럼니스트, 소채 김치현'    

종이에 그냥 한번 써놓고 씨익 웃어본다.
'맛 칼럼니스트, 소채 김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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