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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Jan 05. 2023

100일 전에 비해서

100일 글쓰기(100일 차)

모든 불행의 시작은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부터 생긴다. 그래서 나는 습관적으로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과거의 나를 소환해서는 흐뭇해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상향' 곡선을 유지하기 위해 늘 노력했다. 물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의 상태나 노동에 따른 수입등은 점점 하락세를 면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100일 전에 쓰기 시작한 글과 지금의 글을 비교해 보고, 1년 전에 쓴 글과 오늘의 글을 비교해 본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과거의 글들을 읽어보면 얼굴이 후끈 거리는 것을 봐서는 급격한 우상향은 아니더라도 약간의 경사가 있는 우상향 정도는 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글쓰기라는 행위는 나에게 위안과 힐링의 도구가 되었다는 것이 너무 고맙다.  


이제는 살아가면서 나의 추억과 아름다운 순간들을 머리로 기억하는 것보다는 글쓰기를 통해서 기억한다. 1년이 지난 추억을 친구들과 전에 쓴 글을 낭독함으로써 그때의 감정을 소환하고 지금의 시간을 더욱 값지게 만들기도 한다. 친구와의 갈등이 생겼을 때도 정화되지 않은 말로써 대화를 하기보다는 차분하고 냉정하게 글로 써 내려간 편지를 통해서 화해를 한다. 


오랜만에 연락된 후배나 친구들에게 나의 상황과 심정을 내가 써둔 글을 공유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한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서 모친에게 안부를 전한다. 나의 감정과 생각들이 엉켜있을 때 화내지 않고 차분하게 정리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도구로 활용을 한다.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쓰면서 생긴 내 삶의 이런 변화들이 소중하고 값지다. 어찌하다 보니  백일 글쓰기를 두 차례 참여하게 되었고 녹녹하지 않은 과정이었기에 첫 번째 백일 완주글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났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다시 백일 글쓰기 과정을 등록 할 계획은 없다.(2022.4.18)"  그런데 결국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다시 등록했다. 


등록 마지막 날까지 스스로 버티다가 저녁에서야 등록을 하고 앞으로 백일을 걱정하며 한숨을 몰아 쉰 기억이 있다. 그렇게 시작한 두 번째 백일 글쓰기를 완주하고 나니 지난번 완주 때와는 다른 감정이 든다. 이상하다. 왠지 또다시 '백일 글쓰기'를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글쓰기도 중독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함께한 숭례문 학당의 백일 글쓰기 44기 동기들과 멘토이신 김예원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다시 '백일 글쓰기'를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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