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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Apr 29. 2023

생채 삼 형제

더덕생채, 도라지생채, 무생채

붉은색을 띠고 있는 '채 삼 형제'는 얼핏 봐서는 생김새가 비슷비슷하다. 첫째의 이름은 '더덕 생채'이다. 약간 뚱뚱하고 진한 향이 난다. 옷을 벗으면 끈적끈적한 액체(사포린)가 흘러나오는 습성이 있다.'사삼' 또는 '백삼'이라고도 불리고 칼슘, 인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며 식물성 섬유도 많이 들어 있다. 한방에서는 건위(위를 튼튼), 강장(혈기가 왕성), 거담(가래제거), 기침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의 이름은 '도라지생채'이다. 형보다는 날씬하고 잔수염이 많다. 몸속에 액체(사포린)가 있기는 하지만 흘러나올 정도는 아니다. 삼 형제 중에 유일하게 고추장과 친하다. 역시 보통 둘째가 친화력이 좋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단백질, 비타민 B2, 칼슘, 철분 등의 영양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고 한방에서는 기침, 가래, 해열 등에 효과가 있다.


막내의 이름은 '무생채'이다. 형들은 천성이 쓴맛이 있어 가끔 소금물로 박박 문지러 못된 성질을 순화해야 하지만 막내는 알싸하면서도 달콤하다. 막내라서 그런지 주위에서 사랑을 많이 받아 김치뿐만 아니라 나물, 국, 조림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사용되며 소화기능 개선, 숙취해소, 항암효과 다이어트 등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다.



더덕에 묻어있는 검은흙은 깨끗이 씻어 돌려가면서 껍질을 벗기고 5cm 길이로 자른 후에 반으로 자르거나 두꺼우면 편을 썰어서 소금물에 찰랑거릴 정도로 담가 쓴맛을 우려낸다. 껍질을 벗겨내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하면 안 된다. 물기를 없앤 더덕은 면포로 말아 밀대로 자근자근 두드리거나 밀어서 편편하게 편다. 이때 너무 세게 두드리면 뭉개져서 너덜너덜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편편하게 편 더덕을 결대로 가늘고 길게 찢는다. 손으로 잘 안되면 산적꼬지를 이용한다. 양념은 새콤달콤한 생채용 '파마 설식 깨소(파,마늘, 설탕, 식초, 깨소금, 소금)'로 만든다. 자주 사용하는 불고기 양념에서 후추와 참기름이 빠지고 식초가 포함되었으니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 양념을 버물릴 때는 한꺼번에 넣지 말고 고춧가루부터 채에 걸러 붉은색이 골고루 들게 한 후 나머지 양념을 섞어서 완성그릇에 담아낸다.




도라지는 껍질을 칼로 도려내듯이 빠르게 벗겨내어 6cm 길이, 0.3cm 두께로 썬다. 이때 편으로 썬 도라지를 하나하나 채를 썰면 시간이 너무 많이 소모됨으로 한꺼번에 모아서 길게 늘어뜨리고 작두 썰기로 썰어낸다. 채 썬 도라지는 그릇에 담아 소금에 바닥바닥 주물러준다. 도라지는 질겨서 손으로 아무리 주물러도 부서지지 않는다. 주무른 후에는 물을 부어 소금물에 자작하게 3분 정도 담궈둔다.


다음은 도라지를 물에 헹구어 물기를 꼭 짜내고 양념을 한다. 양념은 더덕생채와 마찬가지로 우선 고춧가루를 채에 걸러 세게 문지르면서 빨갛게 물을 들인다. 양념장은 고추장에 생채용 양념인 '파마 설식 깨소'를 섞어 만들고 한 손에는 도구를 들고 다른 손으로 조물조물 양념을 묻혀서 완성그릇에 담아낸다.




는 더덕이나 도라지와는 다르게 소금에 절이지 않고 바로 채를 썰어 무쳐낸다. 채의 크기는 6cm, 두께는 0.2cm로 생각보다 얇게 무채가 휘어지도록 썰어야 한다. 썰때는 무를 보고 길이방향으로 썰어야 하고 편을 썬 무를 한꺼번에 모아서 썰어내야 시간을 단축한다. 채 썬 무는 다른 생채들과 마찬가지로 고춧가루를 채에 걸러 고운 고춧가루를 이용해서 무에 색깔을 입힌다.


이때 너무 세게 문지르지 않고 조물조물 무쳐낸다. 채 썬 무가 약하기 때문에 세게 무치면 부서지기 때문이다. 물들인 무채에 양념장은 다른 생채와 마찬가지로 '파마 설식 깨소'로 한다. 양념을 무친 후에 완성그릇에 담아내면 끝인데, 혹시라도 집에서 처럼 깨를 고명으로 올리듯이 습관적으로 시험장에서 올리면 안 된다.


왼쪽부터 더덕생채, 도라지생채, 무생채 (대문사진은 인테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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