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채 May 08. 2023

오징어 꽃이 피었습니다

오징어볶음

<오징어게임, 2021년> 이라는 웹드라마는 456억원의 상금을 걸고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될때까지 동심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이다. 제일 먼저 등장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게임 에서는 참가자들이 실제로 죽어나가는 쇼킹한 영상을 제공한다. 여러차례 게임이 바뀔때 마다 흥미진지함이 더해지다가 마지막 게임인 '오징어 게임'에서는 클라이막스를 이룬다.


두가지 게임외에도 여러가지 게임들이 드라마상에 나오지만 오랫동안 기억되는 게임은 단연코 제일 처음과 마지막에 등장한 두가지 게임이다. 우연히도 요리시간에 사부님이 '오징어 꽃' 이라는 단어를 이야기 하는 순간, 갑자기 드라마상의 두가지 게임이 동시에 떠올랐다. 더군다나 이번 요리 평가의 합격을 위한 통과여부는 '오징어 꽃'에 달려있다고 한다.  

이번 요리 평가의 합격을 위한 통과여부는
'오징어 꽃'에 달려있다고 한다.  



'오징어 꽃' 은  안쪽 살갗에 칼집을 대각선으로 낸 후에 볶을때 벌어지는 오징어 살이 마치 꽃이 피는듯한 모양을 하기 때문에 붙여졌다. 요리사부의 시범을 따라서 오징어를 해체하고 몸통 안쪽에 칼을 뉘어 칼집을 넣는다고 넣고 규격대로 자른후에 팬에 볶는다. 하지만 오징어 꽃은 피지 않는다. 자세히 보니 긁힌 자국이 있기는 하지만 패이질 않았다. 또 어떤 것은 한쪽은 패였지만 다른 방향은 금만 그어져 있다. 학원에서 따라한 1차 시도는 실패다.


그날 저녁 아내에게 부탁해서 오징어 몇마리를 냉장동실에 채워넣고 2차 시도를 했지만 쉽지 않다. 두부조림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듯하다. 그래도 지난 주말 3차 시도에서는 양쪽 칼집이 제대로 잡혀서 결국 오징어 꽃이 활짝 폈다. 올 봄에 산에서 본 활짝 핀 진달래와 개나리 보다도 더 반가웠다. 몇 차례 연습 한 덕분에 오늘 다시 만난 '오징어 볶음'은 4차 시도를 마지막으로 합격 안정권에 들었다.

몇 차례 연습 한 덕분에 오늘 다시 만난 '오징어 볶음'은
4차 시도를 마지막으로 합격 안정권에 들었다.




한식조리 기능사 '오징어 볶음' 과제의 요구사항은 두가지 이다. '첫째, 오징어는 0.3cm 폭으로 어슷하게 칼집을 넣고, 크기는 4cm x 1.5cm로 썰기. 둘째, 고추, 파는 어슷썰기, 양파는 폭 1cm로 썰기' 이다. 요구사항이 많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하면서도 주의를 요하는 것이 '칼집 넣기' 이다.


오징어 크기가 작아서 몸통 두께가 얇으면 더 난이도가 높아진다. 오징어는 위아래로 말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규정 크기로 맞춰 내기 위해서는 좌우로 잘리워져야 한다. 안그러면 꽃이 필때 위아래로 돌돌말려서 낭패를 본다.미리 썰어놓은 야채와 오징어를 볶는 순서도 유의해야 한다.


제일먼저 양파를 시작으로 곧바로 자른 오징어를 넣어 볶으면서 오징어 꽃이 피기 시작하면 미리 만들어놓은 고추장 양념장(고추장, 고추가루 + 간설파마 후깨참 + 생강)이 오징어살에 잘 베도록 이리저리 잘 묻혀준다. 나머지 야채도 볶아내서 완성접시에 담아내면 활짝핀 오징어 꽃을 우선 눈으로 감상하고, 코로 매콤한 향을 맡고 마지막으로 입으로 음미해본다.


 활짝핀 오징어 꽃을 우선 눈으로 감상하고,
코로 매콤한 향을 맡고 마지막으로 입으로 음미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싸랑, 백아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