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띠, 띠띠~' 알람시계가 귀를 때린다. 새로 주문된 주문서를 확인하는 가운데 이미 찜기에 올려진 딤섬이 5분 30초가 지났다는 알람을 알려온다. 총 6개의 알람시계는 6개의 찜기와 매칭되어 있다. 몇 번째 알람기에서 울렸는지 머릿속으로 반복해서 되새긴다. '세 번째, 세 번째'라고 기억을 하면서 시끄러운 알람을 우선 끄면서 동시에 새로 주문 들어온 딤섬을 첫 번째 찜기에 올린다. 그 사이 몇 번째 알람기였는지 헷갈려진다.
혹시라도 두 번째 찜기를 꺼내서 손님에게 배달되었다가는 낭패다. 일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그런 실수로 머리가 하해지기도 했지만 이젠 한 달이 지나가니 좀처럼 실수를 하지는 않는다. 세 번째 찜기에 들어있는 딤섬은 '새우 하가우'이다. 찜기 뚜껑을 여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는다. 오분 삼십 초 전만 하더라도 투박한 하얀 불투명색이었지만 지금은 딤섬피를 뚫고 나오는 영롱한 분홍빛이다.
딤섬피를 뚫고 나오는 영롱한 분홍빛이다.
딤섬전문점의 주방은 크게 두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안쪽은 식재료와 식기류를 세척하고 딤섬을 만들어내는 공간이고 바깥쪽은 딤섬을 찌거나 튀기고 국수를 삶아내는 공간이다. 찜기 담당자는 딤섬을 찌기만 하면 좋으련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새우 하가우'를 찌기 위해서 대나무 찜통은 계속 주방에서 세척이 이루어진다. 세척을 전담하는 직원은 모든 식기와 찜기를 쉴세 없이 세척을 해서 안쪽 한 곳에 모아 둔다. 찜기 담당자는 세척된 찜통(대략 열일곱 개 정도)을 팔 벌려 위아래로 잡고 찜기 테이블에 옮긴 후 하나하나 종이속지를 채운다. 종이속지는 딤섬이 나무찜통에서 쉽게 떨어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나무찜통 세팅이 끝나면 안쪽 냉장고에서 '새우 하가우'가빚어져 있는 쟁반을 꺼내온다. 대략 120개 정도가 들어있다. 딤섬 4개씩을 오른손으로 집어올리고 왼손으로는 나무찜통을 들어 안쪽에 집어넣으면서 쌓아 올린다. 10개의 찜통이 쌓이면 테이블 아래 냉장고에 집어넣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하나하나 꺼내서 쪄내면 된다.
주문이 들어오면 하나하나 꺼내서 쪄내면 된다.
홍콩에서 유래된 딤섬전문점에서 가장 대표되는 메뉴는 '새우 하가우'이다. 딤섬전문점의 평가를 좌지우지하는 메뉴가 바로 '하가우'인 것이다. 그만큼 손님들에게도 많이 추천되고 실제로 제일 많이 주문되는 메뉴이기도 하다. 특히 매장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나름대로 세트 메뉴를 구성할 때 제일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딤섬이 바로 '새우 하가우'이다.
2인 세트메뉴에도 포함되어 있고 3인 세트메뉴 , 4인 세트메뉴에도 '하가우'는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 딤섬 하가우 재료로는 새우 500g, 밀전분 150g, 옥수수 전분 50g을 준비하고 밀전분과 옥수수 전분을 잘 섞은 후 80℃ 정도의 끓는 물을 천천히 부으며 반죽을 만든다.
새우는 껍질과 내장을 손질해서 반은 원래 모양대로 반은 잘게 다져서 만두소를 만든다. 만두소에는 추가로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후 청주를 넣어서 잡내를 잡아준다. 물론 동네 마트에 가면 D사에서 판매하는 '새우 하가우'를 사서 찜기에 6분 정도 쪄내면 손쉽게 먹을 수도 있다. 주말에 한번 사 먹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