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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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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Oct 12. 2024

생선가스 맛집

명동밥집 봉사(생선가스)

생선가스에 적합한 소스는 '타르타르소스'이다. 생선가스를 케첩이나 간장에 찍어먹지는 않는다. 물론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당에서 생선가스를 주문하면 함께 제공되는 소스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냥 고소하고 약간 시큼한 소스 정도라고 생각하고 아무 생각 없이 찍어 먹었다. 하지만 양식 조리기능사 실기 시험을 준비할 때 시험출제 문제였기 때문에 친숙해졌고 생선튀김류에 제일 적합한 소스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생선가스에 적합한 소스는
'타르타르소스'이다.


명동밥집 조리실을 도착하자마자 벽에 쓰여있는 식단표에 생선가스와 타르타르소스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선배 봉사자는 이미 아침 일찍부터 마요네즈, 머스터드소스, 오이피클, 레몬즙, 소금, 설탕을 넣어 소스를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한 가지 빠진 게 있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리실장님은 양파를 가져와서 소스에 들어갈 양파 챱(chop)을 요청하였다.




칼을 잡아본 게 얼마만인가. 작년에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을 할 때면 천오백명분 음식을 만들기 위해 손에 쥐가 나도록 채소를 썰고, 또 썰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딤섬전문점에서 알바를 시작한 이후에는 칼질을 할 기회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칼질을 아주 잘한다는 뜻은 아니다.


칼을 잡아본 게
얼마만인가.


껍질이 까져있는 양파를 반으로 나누고 양쪽 끄뜨머리를 칼로 잘라낸다. 그리고 다시 반으로 잘라 사분의 일 등분이 된 양파를 칼끝으로 사선으로 칼집을 내고 칼에 힘을 주고 '타타타타' 내리치면서 챱을 낸다. 경쾌한 도마소리가 주방에 울린다. 다른 봉사자들의 시선이 집중됨이 느껴진다.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는 양파부스러기를 모아서 다시 한 면 왼손으로 칼끝을 잡고 작두 썰듯이 작은 알갱이로 만든다. 같은 요령으로 통통한 양파 4개를 모두 썰어 미리 만들어놓은 타르타르소스에 잘 섞어 놓는다. 천명정도가 먹을 생선가스에 사용될 양이다.




잘 달궈진 기름 속으로 냉동생선가스가 다이빙을 한다. 길쭉하고 통통한 생선가스의 생김새가 마치 수족관을 헤엄치는 생선의 모양과 흡사하다. 지글지글 끓어오르면서 겉면에 붙어있던 하얀 빵가루 색깔은 점점 갈색으로 변해간다. 뜰채로 톡톡 배 쪽을 건드려서 빙그르르 회전을 시켜 반대쪽도 충분히 색깔이 나도록 한 후에 구멍이 뚫린 바트에 담아낸다.


잘 튀겨진 생선가스가 어느 정도 식어지면 반으로 자르고 최종 바트(사각 스테인리스 그릇)에 차곡차곡 담근다. 이때 옆에서는 타르타르소스를 각각의 조각 위에 숟가락으로 톡톡 묻혀준다. 생선가스를 담은 바트가 완성되면 눅눅해지지 않도록 뚜껑을 비스듬히 닫아 놓고 계속 다른 바트를 채워나간다.


그러는 사이 야외천막 식당이 오픈이 되고 배식이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생선가스 바트가 조리실을 빠져나간다. 튀기는 속도보다 배식속도가 빠른걸 보니 오늘 손님들에게 고소하고 바싹한 생선가스와 타르타르소스가 인기만점인 듯하다.


 생선가스와 타르타르소스가
인기만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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