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보채 덮밥(명동밥집)
'유산슬'과 '팔보채'를 구분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급식소 메뉴 중에 덮밥은 주로 일요일 메뉴로 선정이 된다. 보통은 주기적으로 바뀌기는 하지만 재료의 가짓수가 많고 조리과정이 복잡한 메뉴는 꺼리게 된다. 그 대표적인 메뉴가 바로 '유산슬'인데 이번에는 약간 비슷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메뉴인 '팔보채'가 2월 마지막주 일요일 메뉴로 정해졌다.
중식당에 가면 주로 짜장, 짬뽕 또는 볶음밥을 주문하고 간혹 요리를 추가한다면 십중팔구 '탕수육'을 시킨다. 물론 요리로 '고추잡채'나 '양장피'를 주문하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유산슬' 또은 '팔보채'를 주문하기도 한다. 유심히 살펴보고 특별히 기억하지 않는 한 '유산슬'과 ' 팔보채'는 구분이 어렵다.
'유산슬'과 ' 팔보채'는
구분이 어렵다
유산슬(溜三絲)은 '류(녹말물을 부어 걸쭉함)', '산(세 가지 재료)', '슬(가늘게 채 썰다)'로 풀이되고 3가지 핵심재료(육류, 해산물, 채소)를 가늘게 채 썰어서 만든다. 팔보채(八寶菜)는 '8가지 귀한 재료(주로 해산물)를 써서 만든 채소 요리'라는 뜻으로 모양은 채를 썰지 않고 재료 본연의 크기를 살려 큼직큼직하게 썰어낸다.
좀 더 직관적으로 구분을 하자면, 유산슬은 담백하고 고소하며 갈색 또는 투명한 빛인 반면에 팔보채는 고추기름이나 두반장을 넣어 매콤하고 감칠맛이 세고 붉은빛이 난다. 자극적이지 않고 속이 편한 요리를 원하면 유산슬이 적합하고 해산물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팔보채가 제격이다.
며칠 전부터 바쁘게 신메뉴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냉동된 오징어, 주꾸미, 새우, 소라살을 해동시키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바트(용기)에 담아둔다. 대용량 깡통에 포장되어 있는 죽순 캔과 양송이 캔도 모두 따서 물에 살짝 헹궈 비닐봉지에 담고 청경채로 씻어서 사전 밑작업을 마무리한다. 당일 새벽에 배송된 표고, 당근, 대파, 양파, 돼지고기까지 더하니 가짓수가 상당하다.
볶음솥에 식용유를 붓고 돼지고기를 볶는 걸로 조리를 시작한다. 잘 볶아진 고기에 죽순과 양송이를 섞은 후 물을 붓고 마늘, 생강, 두반장, 굴소스, 노두유, 고추기름을 넣고 끓이면서 간을 맞춘다. 팔팔 끓어오르면 전분물을 살살 풀어 걸쭉하게 한 후에 준비된 해산물과 야채를 넣어 마무리한다. 만들어 놓은 천명분의 팔보채 색깔이 대천해수욕장에 떨어지는 노을빛처럼 붉게 흩뿌려진다.
노을빛처럼 붉게
흩뿌려진다